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가 14일 폐막식을 끝으로 12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당초 우려를 씻어내고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북한의 갑작스러운 불참, 태풍 북상 등 변수가 많았지만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모든 경기가 종료됐고 한국 선수단도 하계 종합대회에서는 처음으로 1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주가 인천에 고마워 해야 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이 워낙 다사다난해, 광주 대회가 상대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비쳐진다는 이야기다. 인천아시안게임이 혹독한 비난에 시달렸던 이유는 대회가 ‘빚 잔치’로 끝났다는 점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신설 경기장을 건립하는 데 1조7,224억원을 쏟아 부었는데, 국비 지원을 받고도 1조2,500여억 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회가 마무리된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시는 여전히 경기장 사후 활용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처지다.

대회 운영 면에서도 인천 아시안게임은 곤혹을 치렀다. 대회 도중 성화가 꺼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고, 최종 성화 점화자가 배우 이영애씨로 밝혀지면서 자격 논란이 일었다. 선수단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고 자원봉사자들이 대회 도중 이탈하는 등 수많은 오점을 남겼다.

광주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회를 준비해 왔다.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대회를 향한 비난 여론이 워낙 컸기 때문에 광주 대회의 경우 조직위 차원에서 케이스 스터디를 철저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직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저비용ㆍ고효율 대회를 치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점이다. 신설 경기장은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과 남부대 국제수영장, 광주국제양궁장 등 세 곳뿐이고 나머지는 기존의 체육시설을 보완해 재활용했다. 접이식 관중석이나 몽골 텐트 등 간이시설을 활용한 것도 예산 절감에 한 몫 했다.

조직위는 대회 예산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선수단의 복지와 환경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FISU와 실속 있는 대회 운영에 방점을 찍은 조직위의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 클로드 루이 갈리앙(프랑스) FISU 회장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는 성공적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올해 초만 하더라도 경기장 시설에 미흡한 점이 많아 보였지만 6월15일 이후로는 대회 준비가 완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광주 대회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한국은 국제종합대회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동계올림픽은 처음 개최하는 만큼 더 큰 역량과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이번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직원 일부가 파견돼 함께 업무를 수행했다. 전문가들은 광주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되, 평창올림픽만의 테마와 주제를 살리며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광주=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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