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이경은 "아이돌처럼 포즈를 취해보겠다"며 의자에 앉았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젊은 나이치곤 꽤 인상의 깊이가 있다. 안방극장의 젊은 ‘신스틸러’로 불리는 배우 이이경은 최근 종영한 JTBC ‘하녀들’에서 조선 최고의 권력과 부를 지닌 양반가의 자제로 태어나 하녀와 사랑을 나누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로운 영혼을 연기했다. 이이경은 20회의 방송 동안 자신이 연기한 허윤서의 성장을 몸소 느끼며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했음을 경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현아기자 lalala@sporbiz.co.kr
 
-'하녀들'을 끝낸 소감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는데 끝난 게 아쉽다. 좋은 배우들-제작진과 연기를 할 수 있어 내 스스로 행운아가 된 시간이었다. 오지호 선배와 조현탁 감독님은 다시 한번 꼭 만나고 싶다. 오지호 선배는 지금까지 모마일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조 감독님은 배려심 넓게 내 연기를 믿어주고 소통해줘 최고다.” 
 
-두 사람에게 따로 준비한 게 있나.
“차기작 ‘초인시대’의 촬영으로 종방연에 참석하지 못했다. 다음주 따로 만나기로 했는데 자그마한 성의를 표시할 생각이다.”
 
-‘하녀들’에 출연하며 아쉬웠던 점은.
“제대로 된 멜로는 처음이어서 많이 서툴렀다. 다만 앞서 작품들은 양아치에, 사람을 납치하고 차로 치는 등 센 역할들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밝은 캐릭터를 연기해 행복했다.”
 

▲ 배우 이이경.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촬영 초반 불미스런 사고도 있었다(세트장 화재로 스태프 1명이 사망했다).
“내 장면을 찍은 뒤 벌어진 사고였다. 따로 조문을 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동안 충격을 받아 119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랐다.”
 
-극중 권력과 부를 지닌 부잣집 도령이었다. 실제로 아버지가 LG이노텍 사장이다.
“장르가 사극이라 지금과 공감대가 멀게 느껴졌다. 양반 옷을 입고, 하녀를 좋아하는 캐릭터여서 실제의 내 배경이 떠오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하기 편했다.”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때는.
“분장, 의상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말고는 딱히 없었다. 대신 분장하는 동안 상대배우와 대사도 맞춰보고, 함께 밥을 먹으며 호흡을 고르는데 도움이 됐다.”
 
-하녀였던 전소민과의 해피엔딩은 만족하나.
“자세한 설명이 없었던 점이 조금 아쉽다. 시간이 흘러 1년 후로 나오게 돼 고민할 게 많았다. 마지막 장면에 머리에 붓을 꽂거나 돈을 몸 여기저기에서 꺼내는 연기는 따로 연구해 윤서가 춘화작가로 성공한 점을 표현했다. 소품도 따로 구했다.”
 
-tvN ‘초인시대’로 차기작을 정했다.
“본명 이이경으로 등장하는데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다. 동정 때문에 초능력이 생긴 허세 가득한 친구다. 이경이의 말투와 행동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초인시대’에서 예능루키 유병재 작가와 호흡을 맞춘다.
“유 작가가 신 하나에 3쪽 분량의 대사를 줘 외울게 많다. 문어체의 대사도 내 스타일의 말로 바꾸고 있다. 벌써 2주 정도 촬영했는데 미국식 코미디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좋아할 것으로 기대한다.”
 
-코믹 연기를 잘하나.
“코미디와 애드리브를 좋아한다. 이번 ‘초인시대’에서는 실제와 전혀 다르고, 특정 캐릭터와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배역이다.”
 

▲ 배우 이이경.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별그대’ ‘하녀들’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예전에는 신스틸러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었다. 극에서 돋보여야 할 캐릭터를 뺏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다니엘 선배를 통해 다른 마음을 갖게 됐다. 다니엘 선배는 남의 신 대신 내가 덜 돋보이는 신을 더 파서 돋보이도록 하라고 했다.”
 
-웹드라마 ‘취업전쟁2’에도 등장한다.
“지난해 촬영한 작품인데 여기서도 본명으로 나온다. 노량진에서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고시생으로 사명감을 너무 사랑해 경찰에게 경례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취준생들이 보면 힘을 얻을 웹드라마다.”
 
-노량진 같은 고시촌 경험이 있나.
“18세에 청주에서 서울로 와 검정고시와 수능을 노량진에서 준비했다.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 혼자 힘으로 생활했다. 지금도 방이동 먹자골목의 투룸을 얻어 살고 있다. 앞서 다니엘 형이 살던 집인데 이사를 가면서 내게 넘겼다. 형이 어려운 형편을 알고 200만원 정도 생활비를 보태줬지만 받지 않았다.”
 
-청주 출신의 배우들과 인맥은.
“유해진 선배가 동향에, 서울예대 동문이라 많이 챙겨주신다. 등산을 같이 가기로 하고 못 갔다. 이범수 선배는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촬영장을 찾아가 응원도 했다.”
 
-올해 바람이 있다면.
“‘응답하라 1988’의 오디션을 봤다. 꼭 함께 하고 싶다. 그동안 사극, 타임슬립, 초능력 등 일상과 동떨어진 작품을 해봤는데 아주 평범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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