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파리니(왼쪽)/사진=KOVO 제공.

[인천=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선두 자리를 놓고 1, 2위 팀간 치열한 대결이 예고됐지만, 정작 승부는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기존 선두 대한항공이 승자가 됐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5-16 22-25 25-20)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은 16승 7패 승점 46을 기록, 선두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전까지 대한항공과 승점이 43으로 같았던 현대캐피탈은 정면 승부에서 다시 고개를 숙이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은 15승 9패로 2위를 지켰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양 팀의 승부는 외국인 선수와 토종 에이스의 시너지 여부에서 갈렸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33)와 김학민(34)이 번갈아 맹공을 퍼부었다. 둘은 1세트부터 7점씩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가스파리니는 오픈과 퀵오픈, 백어택 등 다양한 공격 루트로 현대캐피탈을 괴롭혔다.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은 이날 각각 26점, 24점을 기록, 총 50점을 합작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에이스 문성민(31)에 크게 의존하는 공격으로 좀처럼 리드를 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톤 밴 랭크벨트(33)가 부진한 게 뼈아팠다.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톤의 공격 효과가 떨어지면 문성민을 레프트로 투입할 것”이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1세트에서 3점에 그친 톤은 2세트부터 벤치를 지켰다. 현대캐피탈이 내세우는 ‘스피드 배구’가 외국인 선수에게 크게 의존하지 않는 배구 형태이지만, 외국인 선수가 전력을 이탈하다시피 한 상태에서 최강팀을 상대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문성민은 22점으로 고군분투했다. 현대캐피탈은 노재욱(35)의 부상과 톤의 부진으로 선두권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주전 세터 조송화(24)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23 18-25 25-22 25-23)로 꺾고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타비 러브가 34점(공격성공률 36.47%)을, 간판 이재영이 14점을 올리며 승리를 낚았다. 승점 3을 보탠 1위 흥국생명(14승 5패ㆍ승점 41)은 승점을 얻는 데 실패한 2위 IBK기업은행(11승 9패ㆍ승점 36)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2연승을 질주한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과 시즌 전적에서도 3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인천=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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