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현대차가 향후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3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트럼프 취임 전 미리 비위를 맞춘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1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지난 5년간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한 돈은 21억달러였다.

외신에 따르면 정 사장이 이 같은 미국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신기술 개발 확대와 신차종 생산, 그리고 환경 개선을 위해서다. R&D투자를 늘리고 폭발적인 SUV 수요에 대응해 공장 생산 및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2공장 건립도 필요에 따라서는 검토할 수 있다고 정 사장은 말했다. 수요가 있는지 여부가 단서로 붙었다. 현지 수요와 환경, 그리고 규모나 지역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면밀하게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한 미국 투자 비용에는 공장 건립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2공장 건립까지 진행되면 현대차는 추가로 10~15억 달러 를 더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자동차 업계에 칼날을 겨누고 있는 것을 감안해 미리 고개를 숙였다는 평가다.

앞서 트럼프는 GM과 포드 등 완성차 업계를 직접 겨냥해 자사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에 대해 일본 토요타는 지난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5년간 1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정 사장도 이날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일자리나 공장을 멕시코로 옮기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도 공개했다.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차에 대해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최근 발언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하지만 정 사장은 이날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정상적인 경영활동 일환"이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발언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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