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SK 단장/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신흥 라이벌의 등장이다. 프로야구 넥센과 SK가 새 시즌부터 물러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중심에는 염경엽(49) SK 신임 단장이 있다.

SK는 지난 17일 민경삼 전 단장의 후임에 염경엽 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2013년 넥센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뒤 히어로즈를 '강팀' 반열에 올려 놓은 염 단장의 이색 행보는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염 단장의 SK행은 잠잠해졌던 '불씨'를 되살리면서 두 팀의 껄끄러운 관계를 다시 한 번 집중시켰다.

넥센과 SK는 지난해 중반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당시 넥센 감독을 맡고 있던 염 단장이 SK 차기 감독으로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창 시즌을 치르던 중에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아 있는 감독이 타 구단 이적설에 휩싸이자 넥센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염경엽 단장과 SK는 '루머'를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 지난해 넥센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염 단장은 갑작스레 감독 자리에서 사퇴했고, SK가 트레이 힐만 감독을 선임하면서 소문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염 단장이 결국 SK 수뇌부로 그라운드에 돌아오면서 넥센과의 불편한 관계도 다시 한 번 조명되고 있다. 이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기에 '상대팀'으로 만나서는 양측 모두 절대 지고 싶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적으로 만나는' 염 단장은 전략적인 면에서 넥센을 더 긴장하게 할 수도 있다. 염 단장은 넥센 지휘봉을 잡고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그만큼 선수들을 잘 알고, 팀의 운영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미 SK에는 넥센 출신의 코치진도 포진해 있다. 넥센에서 1군 수석 코치와 2군 감독 등을 지낸 김성갑 SK 수석 코치는 2015년 말 SK로 이동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최상덕 투수 코치와 정수성 작전·주루 코치가 넥센에서 SK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팀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코치가 많은 만큼 넥센에 SK는 가장 경계가 되는 팀이다.

더욱이 넥센은 지난 시즌 SK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넥센은 지난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SK에는 상대 전적에서 6승10패로 밀렸다. 새로운 라이벌 관계에 선 넥센과 SK는 오는 4월18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2017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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