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 올림픽 픽토그램. /사진=평창조직위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가 지난 12일 공개한 픽토그램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글을 바탕으로 한 독창성이 돋보인다는 평가와 함께 일반인들이 한 눈에 이해하기에는 난해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평창 동계 올림픽의 각 종목 픽토그램은 한국의 고유 문자인 한글에서 착안된 점이 특징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한글의 자음 14자와 모음 16자를 분석해 공통된 구성이 가능한 4가지 자음(ㄱ, ㄴ, ㅅ, ㅇ)과 3가지 모음(ㅔ, ㅖ, ㅢ)을 선정한 뒤 각 자음과 모음의 고유한 직선과 곡선을 바탕으로 각 종목별 픽토그램으로 표현했다.

▲ 평창 올림픽 픽토그램 설명. /사진=평창조직위

그러나 일반 사람이 보기에는 종목 구분이 쉽지 않고 그림만으로는 어떤 종목인지 헷갈린다는 지적이나온다. 평창 동계 올림픽 픽토그램을 분석한 디자인 전문가는 “심플하고 통일된 이미지로 구성돼 눈에 잘 띌 것 같고 동계 올림픽의 역동성을 비교적 잘 표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비슷한 동작 표현으로 동계 스포츠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설명 없이는 종목의 구분이 힘들다”고 평가했다.

▲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픽토그램. /사진=IOC 홈페이지

이어 기술적인 시각에서는 “역동성을 선으로 표현해 가독성 면에서는 떨어질 듯하다”고 꼬집었다. 2010년 밴쿠버(캐나다), 2014년 소치(러시아) 동계 올림픽과 평창의 픽토그램을 비교한 전문가는 “픽토그램이라는 게 잘 보이고 이해하기 쉬워야 하는데 평창은 디자인 중심으로 하다 보니 선이 많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반면 밴쿠버나 소치는 선 부분을 절제하고 보일 것만 보이게 해 인지하기가 쉽다. 뺄 것 다 빼고 특징 묘사만 해 가독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픽토그램은 각 종목의 특징을 간결하게 표현하면서도 개최지와 개최국의 특징을 잘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 때는 갑골문자의 형태를 띤 픽토그램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곡선을 활용한 종목별 특성이 팬들의 이해를 도왔다.

▲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픽토그램. /사진=IOC 홈페이지

픽토그램에 대해 평창 조직위 관계자는 “내부 방침이 기존 설명 자료 외에 픽토그램과 관련한 인터뷰는 따로 진행하지 않는 걸로 돼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직위가 배포한 자료에는 "(픽토그램은) 국적과 모어도 가지각색인 불특정 다수의 세계인이 그림 하나만으로 상징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며 “(평창 픽토그램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형태에서 착안했고 2D와 3D의 느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심플한 디자인 속에 감추어진 깊은 의미가 인상 깊다. 한 눈에 쏙 들어오는 픽토그램과 함께할 2018 평창 대회"라고 설명돼 있다.

올림픽 경기 종목의 픽토그램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아 확정된다. 조직위는 대회 출판물, 입장권, 배너, 포스터, 매체 배너, 표식 등에 사용될 이번 평창 픽토그램을 오는 3월 디자인 저작권에 등록할 예정이다.

◇픽토그램(pictogram)이란?

그림(picture)과 전보(telegram)의 합성어다. 사물ㆍ시설ㆍ행태ㆍ개념 등을 상징적인 그림으로 나타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빠르고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그림문자이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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