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선수들이 어깨 동무를 한 채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전북 현대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하면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FC 출전 관리 기구 “전북의 2017 ACL 출전 제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8일 "AFC 독립기구인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에서 올 시즌 전북의 ACL 출전권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CL에서 전북과 한 조에 속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가 전북의 출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최근 AFC에 요청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전북은 소속 스카우터가 2013년 심판에 잘 봐달라는 취지로 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AFC는 ‘승부 조작에 연루된 팀은 자동으로 1년간 ACL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AFC는 ECB를 구성해 전북의 ACL 출전 자격을 검토했고, 결국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AFC는 전북이 10일 이내에 결정 근거를 ECB에 요청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10일 이내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 CAS 항소…번복불가시 ‘구단-K리그’ 타격

전북은 긴급회의를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는 19일 본지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항소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잘라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11일 구단은 ECB로부터 ACL 출전 여부에 대한 재검토 사안을 전달 받았다. 관계자는 “17일까지 소명자료를 내 달라는 요구에 응하기 위해 법률 사무소에 의뢰,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며 “그러나 18일 올 해 ACL 출전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항소를 하기 위해선 이번 결정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는 이유부결정문이 필요하다. 구단은 ECB로부터 이유부결정문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ACL 출전 정당성을 되찾기 위해 항소하기로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ECB의 결정이 번복되지 않을 경우 전북은 명예 추락과 금전적 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단은 지난해 ACL 우승 과정에서 총 354만 달러(약 41억7,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예산의 상당 부분을 ACL 수당과 상금으로 보전한 만큼 올해 ACL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낼 것이라 기대된 터였다. 하지만 타이틀 방어는 물론 출전조차 하지 못하게 될 위기에 놓이면서 직전 해 대회 챔피언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 특히 사유가 승부 조작과 관련한 것이어서 불명예스럽다. K리그의 위상조차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체 출전’ 울산-‘조 변경’ 제주, 계획 급수정

전북 대신 출전권을 획득한 울산 현대는 서둘러 일정을 바꿨다. 울산 선수단은 현재 스페인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선수단이 당초 계획보다 빠른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항공편은 두 차례 나눠서 오기로 됐다. ACL 경기가 있는 2월 7일 전까진 울산에서 훈련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당초 3월 4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개막전 일정에 초점을 맞췄으나 갑작스럽게 앞당겨져 선수 등록 등 행정적인 준비가 촉박하게 됐다”면서도 “그래도 ACL 출전이 영광스러운 기회인 만큼 선수단 모두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 좋은 성적을 내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는 조 편성에서 다소 손해를 보게 됐다. 구단은 다음 달 7일 홈에서 키치(홍콩)-하노이 T&T(베트남)간 승자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전북이 속해있던 H조로 갑작스럽게 편입됐다. H조에는 장쑤 쑤닝(중국),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등 강 팀들이 즐비하다. 제주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무암통 유나이티드(태국),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가 속해 있는 E조 배정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일정이 틀어지면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훈련 계획표도 다시 손을 봐야 하는 입장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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