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경영 일선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할인 판매를 지양하라는 주문을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제네시스 EQ900(현지이름 G90)은 작년 북미 '올해의 차' 후보에까지 오르며 우수성을 증명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법인 임직원과 회의를 열고 돈을 쓰면서 차를 파는 시대가 지났다며 새로운 판매 문화를 만들라고 말했다.

이는 일단 현대차가 엔저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2,600달러 정도로 토요타와 닛산보다 많게는 절반까지 적다. 엔저 효과도 지속되면서 쏘나타가 경쟁 모델보다 비싸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이번 발언이 현대차의 미래 전략 일환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차 대신 브랜드, 현대차라는 자부심을 팔자는 내용. 바로 ‘브랜드 전략’이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현대자동차 제공

실제로 현대차는 활발한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미국 NFL이나 그래미·머큐리 어워드 등 문화 행사를 후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6세대 그랜저부터 엠블럼 크기를 2배까지 키운 것 역시 브랜드 자신감을 나타내기 위해 기획됐다. 정몽구 회장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출시할 모든 차에는 이 같은 커다란 엠블렘이 부착된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겉모습 꾸미기에만 힘을 쏟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 브랜드 전략의 기본은 고객 만족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 임직원에 판매 전략뿐 아니라 고객만족도를 높이라는 요구도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고맙습니다’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영업 현장에서 관리직 임직원에까지 고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해 감동을 주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해외에서도 서비스 만족도 1위를 차지하는 등 고객에 현대차 오너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품 질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와있다. 러시아, 호주, 인도 등 신흥 시장과 유럽, 미국 시장에까지도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을 제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작년 북미 최고 권위의 상인 ‘올해의 차’ 후보에 제네시스 G90이 오르며 그 위상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도 급상승 중이다. 작년 현대차는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조사한 고객 만족도 평가에서 13위를 차지하며 1년 만에 11계단을 뛰어넘었다. BMW(14위)도 앞섰다.

▲ 6세대 그랜저는 이전 모델보다 2배 가량 커진 엠블럼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내수시장에서는 작년 내수용과 수출용 쏘나타에 대한 공개 충돌시험과 ‘H-옴부즈만’등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마련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내ㆍ외수 차별을 비롯한 소문을 일축하기 위해서다. 아직은 성과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앞으로 고객에게 차를 팔기보다는 현대차라는 자부심을 전하고 싶다”며 “고객들이 현대차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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