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중국산 SUV가 가격을 앞세워 한국에 상륙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중국산은 안전하지 못하다"라는 공식이 깨지지 않는 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돌리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수 시장에 도전장을 낸 켄보600. 소비자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 중형 SUV 켄보600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성능도 떨어져서 소비자 선택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한자동차 제공

중한자동차는 18일 인천 본사에서 켄보600 신차발표회를 열고 국내에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켄보600은 중국차다. 북경자동차의 수출 차량을 생산하는 북기은상이 생산한 모델이다. 북기은상은 북경자동차그룹과 중경은상실업그룹이 합작해 만든 자동차회사로 중한자동차가 국내에 독점 판매한다. 앞서 국내에 상용차인 CK미니밴, CK미니트럭도 들여왔지만 별다른 판매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켄보600은 싼타페, QM6 등 D세그먼트 SUV다. 길이가 4,695mm에 폭이 1,840mm, 높이 1,685mm에 공차중량은 1,620km다.

켄보600의 시장 공략 포인트는 저렴한 가격이다. 모던과 럭셔리 두개 트림으로 출시되는 켄보600은 각각 1,999만원, 2,099만원이다. 2,000만원 후반인 국산 동급 SUV와 비교하면 30% 가량 저렴한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싸도 웬만한 사회 초년생 1년 임금 정도다. 게다가 자동차는 생명이 직결된 물건이다. 네티즌들 상당수는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차를 2,000만원에 살 사람이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목숨이 아깝지 않으면 타보라는 댓글도 다수 올라왔다.

이 같은 논란을 우려해 중한자동차는 켄보600이 초고장력을 60% 사용하고 중국 엔캡(N-CAP) 최고점수를 획득하는 등 최고의 안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중한자동차의 이런 주장을 쉽게 믿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볼보차 조차도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수입하지 않는 국내시장이다. 게다가 안전성 평가도 중국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앞서 하칸 사무엘손 볼보자동차 CEO는 작년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 시장 불신을 감안해 중국 생산 모델인 S90L을 국내에 들여오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일부 네티즌은 켄보600에 대해 디자인이나 저렴한 가격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나는 안사겠다'며 켄보600의 상품성 검증 부족을 문제삼았다.

게다가 최근 이란에서 중국 승용차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났던 사실도 거론되면서 켄보600에 대한 불신은 한동안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성능에 대해서도 네티즌 평가는 '수준 미달'이었다. 우선 파워트레인이 동급 차량과 비교하면 너무 뒤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켄보600은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21.9kgㆍm으로, 동급은 물론 더 작은 C세그먼트 SUV보다도 성능이 낮다. 복합 연비도 9.7km/ℓ로 동급 최저다.

네티즌들은 편의 기능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봤다. 첨단주행보조기능(ADAS)라고는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뿐이기 때문이다. 크루즈컨트롤도 차간 간격 조절은 할 수 없는 구식이다.

중한자동차는 켄보600 목표 판매량으로 3,000대를 언급했다. 이는 작년 기준으로 수입차 연간 판매량 15위 안팎에 해당하는 것으로, BMW 1ㆍ7시리즈, 미니 쿠퍼, 밴츠 GLE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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