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과 특검 수사로 난관에 봉착해 힘든 한 해를 예고한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삼성전자는 5년 연속 매출 200조원 달성에 성공, 올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반도체 등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실적 성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대내외 정세 변화로 인해 인수합병(M&A)·시설투자 결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이슈 등 CEO 리스크로 작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을 딛고 호실적 성적을 낸 만큼 이 부회장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 삼성전자가 지난해 매출 201조8,700억 원, 영업이익 29조2,400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1조8,700억 원, 영업이익 29조2,400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24일 공시했다.

4분기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도 불과하고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호조로 매출 53조3,3000억 원, 영업이익 9조2,200억 원의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분기 만에 최대 실적이다.

대내외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가 실적을 든든하게 받쳐준 덕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최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탔고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삼성전자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14조8,600억 원과 영업이익 4조9,5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당초 시장은 4조 원 초중반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공개된 성적표를 보면 실제 실적은 훨씬 높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10나노급 D램, 64단 V-낸드 전환을 지속 추진하고 시스템LSI는 고객사 다변화와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와 10나노 제품 공급에 주력해 지난해 대비 실적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1분기에는 64단 V-낸드 공급 시작과 10나노급 D램 공급을 본격 확대하는 동시에 수익성 중심 제품 판매에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4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매출 7조4,200억 원, 영업이익 1조3,400억 원을 달성했다. OLED 판매 증가와 UHD 중심의 고부가 TV 패널 판매 증가로 인한 LCD 분야 실적 개선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향상된 것.

올해 디스플레이 사업은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을 추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LED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플렉서블 제품 공급을 늘릴 것”이라며 “LCD는 UHD·대형 패널 등 고부가 제품 경쟁력 강화와 프레임리스(Frameless)·커브드(Curved) 등 제품 판매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도 4분기 IM(IT ·모바일) 부문에서 매출 23조6,100억 원, 영업이익 2조5,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4분기 판매한 휴대폰은 9000만 대, 태블릿 판매량은 800만 대”라며 “휴대폰 중 스마트폰 비중은 80%대 중반”이라고 말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방수방진·지문인식 등을 도입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실적 개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차별화와 소프트웨어와 솔루션도 지속 강화한다. ‘삼성 클라우드’와 ‘삼성페이’ 등은 적용 모델과 지역을 확대하고 전략 모델에는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도 도입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갤럭시노트7의 소손 원인이 배터리로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개발에서 제조까지 품질 관련 전체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전문 인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폰 배터리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사과정을 새로 도입하고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공정관리, 검증 등을 맡을 전문팀을 신설하는 등 다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갤럭시노트7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돼 삼성전자는 향후 신제품인 갤럭시S8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CE 부문은 매출 13조6,400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 프로모션 강화 속에 SUHD·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확대됐지만 패널 가격 상승과 환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 역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성장했지만 B2B 부문 신규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4분기 LCD TV 판매량 1600만대 기록, 올해 1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40% 감소하고 연간으로는 2~3%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확대하고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플렉스워시 세탁기 등 제품과 스마트 가전 강화, B2B 투자를 본격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17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 210조6,000억 원에 영업이익 38조2,000억 원을 기록하며 2013년 역대 최대 실적을 넘어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편 작년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25조5,000억 원이 집행됐다. 이 중 반도체가 13조2,000억 원, 디스플레이가 9조8,000억 원 수준이다. 반도체 중 메모리와 시스템LSI 비중은 약 8:2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해 시설투자 규모는 당초 발표한 27조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이는 디스플레이 투자 집행 과정에서 연말 투자 중 일부가 올해로 이월된 영향이 컸다”며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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