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나이언틱 랩스가 24일 한국 시장에 ‘포켓몬고(Pokemon GO)’ 정식 출시를 알렸다. 국가별로는 60번째이며, 글로벌 첫 출시일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일이다.

▲ 포켓몬고. 공식 홈페이지 캡쳐

당초 한국 시장 출시 계획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나이언틱 랩스는 이날 깜짝 출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23일 한 언론 매체가 단독 보도를 통해 포켓몬고 서비스 출시를 알렸다. 

다음날 오전 4시 이후부터 앱마켓에 포켓몬고가 등록됐고 접속이 한 순간에 몰리면서 게임 다운로드 실패로 이어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다운로드가 정상화 되고 게임을 체험한 유저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켓몬고를 경험하지 못한 유저들을 중심으로 초반 유입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켓몬스터 IP와 AR을 접목한 포켓몬고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 국내 사용자가 포켓몬고를 플레이 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DB

실제로 포켓몬고는 지난해 7월 처음 출시된 이후 전 세계 59개국에서 약 6억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포켓몬고 이용자들이 걸어간 거리를 합하면 총 87억km라고 나이언틱 랩스는 설명했다.

지하철에서 포켓몬고를 플레이한 한 직장인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자정부터 밤을 새워 기다렸다”며 “다운로드를 받고 게임을 해보니 생각보다 수집의 재미가 커 스마트폰을 계속 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포켓몬고가 큰 흥행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 및 구글 지도 데이터 문제, 수집-전투 외 콘텐츠 보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해 여름 포켓몬고를 미리 경험했던 유저의 재유입률도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켓몬고는 AR 기반 게임 특성상 화면을 보고 이동하면서 플레이 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보고 가는 사람의 시야각은 좁아지게 되고 전방 사물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해외 곳곳에서 포켓몬고 플레이 중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수집‧육성, 전투에 국한된 콘텐츠도 장기 흥행이 어려운 이유다. 현재 포켓몬고는 탐험을 통한 포켓몬 수집과 강화‧진화 과정을 거치는 육성이 주요 콘텐츠다. 전투가 가능한 체육관은 지형별로 차이가 있어 혼자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사용 비율이 낮은 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속초에서 (포켓몬고를) 했을 때 앞을 못 보고 가다가 사고를 당할 뻔했다”며 “다시 플레이 해보니 그때 만큼 재밌지는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나이언틱 랩스 측은 한국 서비스를 통해 향후 다양한 콘텐츠를 보완하고 안전 문제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 데니스 황 나이언틱 랩스 아트 총괄이사가 포켓몬고를 소개하고 있다. 나이언틱 제공

데니스 황 나이언틱 랩스 아트 총괄이사는 “포켓몬고를 서비스 하며 안전 문제를 위해 앱 기능을 일정 부분 개선했다”며 “일정 속도 이상으로 이동할 경우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없도록 설정했고, 운전 여부를 묻는 기능도 넣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미출시의 주요한 이유로 거론된 구글 지도 데이터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나이언틱 랩스가 구글의 사내 벤처기업이었던 만큼 구글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데니스 황 총괄이사는 “한국 내 지도 데이터는 공공적인 접근이 가능한 여러 가지 데이터 소스를 종합했다는 정도 밖에 말씀드릴 수 없다”며 “구글과 관련된 지도 데이터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못 박았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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