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SK주식회사가 LG실트론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을 강화하는 SK(주)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LG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 SK주식회사 C&C 사옥 전경. SK주식회사 C&C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주)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양사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빠른 시일 내 인수 작업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 의결은 양사간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반도체 소재 산업을 강화하려는 SK(주)는 LG실트론을 인수해 반도체용 웨이퍼 공급을 원활히 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로 국내 기업중에서 LG실트론이 유일한 생산 기업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높아지면서 관련 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의 가격도 급격히 인상됐다. 일본 신에츠 화학, 미국 썬에디슨, LG실트론 등 글로벌 기업에게 실리콘 웨이퍼를 공급받는 SK하이닉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SK가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자체 공급이 가능해졌다. LG실트론은 300mm 웨이퍼 분야 기준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반도체 소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고 SK(주)는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SK머티리얼즈 인수 후 반도체 소재사업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며 “LG실트론 인수를 통해 종합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고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LG의 경우 1990년 동부그룹에서 실트론 경영권을 가져온 이후 27년여만에 관련 사업을 정리한다. 그룹 내부에서는 LG실트론과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낮은 만큼 정리 대상에 포함시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는 반도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LG실리콘웍스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LG그룹은 LG실트론을 정리하고 얻는 현금 약 6,200억원을 확보해 신규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신 성장 동력에 필요한 인수‧합병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까지 검토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빅딜이 양사간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시장 진출과 공정의 미세화로 웨이퍼에 대한 공급 부족이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빅딜은 양사간 사업 구조 개편에 있어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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