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딱딱한 금융과 자산운용 얘기만 했으니 잠시 머리를 식히는 차원에서 냉장고나 열어볼까? 과연 냉장고를 열어보니 냉장실과 냉동실에 무언가 식재료들과 각종 음료수 및 다양한 소스 및 반찬류 등 무언가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본다. 귀하의 냉장고에는 몇 가지 음식이나 재료들이 들어가 있을까?

최근에 요리 TV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져서 새로운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고 거기에 수석요리사 개념의 셰프들이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요리 기법을 전수하기도 하고 예능과 오락프로그램의 양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한 프로그램 중에서 '냉부(냉장고를 부탁해)'가 꽤 인기가 많은데 최근에는 '냉파(냉장고 파먹기)'가 인기가 많다. 냉파는 ‘냉장고 파먹기’라고 하는데 냉장고에 있는 모든 식재료를 다 먹고 텅 빌 때까지 마켓에 가지 않는 것이다.

기존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은 셰프의 요리 전문가 손을 거쳐 냉장고에 버리기 아까운 식재료가 멋진 요리로 재탄생하곤 한다. 평범한 식재료가 고급 요리 혹은 특별한 요리로 변신하는 것을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하지만 '냉장고 파먹기'는 똑같이 냉장고 속 어딘가에 묵혀 있는 재료를 가지고 집에서 세끼를 해결하는 것으로 특별한 것은 없다. 하지만 식재료 쓰레기를 줄이고 시장이나 마트에 3번갈 것을 2번이나 한번으로 줄여 생활비 절약에 큰 몫을 한다. 부질없이 새나가는 돈을 줄이자는 얘기다.

결혼한 부부의 경우에는 부부가 함께 인터넷을 뒤지며 ‘냉장고 파먹기’ 레시피를 찾아서 공유하고 직접 자투리 재료를 활용해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냉장고 정리와 함께 생활비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냉장고 파먹기의 시작은 ‘냉장고 털기’라고 할 수 있다. 냉장고 전체 청소한다는 생각으로 안에 있는 모든 비닐봉투나 반찬통을 꺼내 살펴보면 반드시 유효기간이 지난 재료나 음식도 있고 이상한 냄새가 나는 반찬류나 재료도 많을 것이다. 주기적인 냉장고 털기가 필요한 이유다.

냉장고 파먹기의 기본은 황금레시피를 포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만약 먹고 싶은 메뉴에 필요한 재료가 없으면 냉장고 속에서 대체 가능한 재료를 찾아서 해결하는 식이다. 또는 냉장고 안의 식재료로 허용 가능한 음식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추가로 실천할 사항은 ‘냉장고 지도’그리기이다. 냉장고의 각 칸마다 어떤 음식이나 재료를 넣어두었는지 메모해둔 뒤 바로 찾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쓸데없는 냉장고 개방 시간이 줄어들어 전기세가 절약되고, 비슷한 종류의 음식이 넣어져 있으니 깔끔한 정리정돈도 가능하다.

요즘에는 생활물가가 높아져서 대형 할인마트에 가서 이동용 카트에 절반도 안찬 것 같은데 막상 계산해보면 십 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처럼 생활 자산관리가 어려운 시기에 작지만 이렇게 ‘냉장고 파먹기’ 같은 생활 속 실천 하나 만으로도 우리 집 생활비를 줄이는 또다른 길이다. 부자로 가는 길은 반드시 많은 소득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편집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