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나 차례를 지내고 덕담을 나누는 새해 첫 명절 설. 한국스포츠경제가 설을 맞아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을 위한 음악들을 엄선했다. 이 노래 하나면 졸음 운전 걱정은 끝이다. 비교적 짧은 휴일로 미처 집에 못 내려간다고? '나홀로 방콕족'을 위한 노래들도 정성껏 골랐으니 걱정 마시라.

■ 가족들과 만나러 가는 귀성길

tvN 종영극 '도깨비'의 여파로 드라마 OST들이 각종 차트들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괴물같은 파워를 보이는 곡이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다. 제목부터 낭만이 넘치는 이 노래는 극 중 연인 지은탁(김고은 분)에 대한 도깨비 김신(공유 분)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헤어져도, 오래 기다려도 첫눈처럼 너에게 가고 말겠다는 가사가 감동을 준다.

하지만 사랑이 어디 이성 사이에만 있으랴. 다른 지역에 떨어져 오랫동안 보지 못 했던 가족들과 만나는 심정도 아마 김신-지은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널 품기 전 알지 못 했다.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찬란한 것들'이란 로맨틱한 가사와 함께 가족들과 만날 기대를 높여 보시길.

보아와 빈지노가 함께 부른 '노 매터 왓'은 꽉 막힌 귀성길을 시원한 여행길처럼 바꿔줄  곡이다. 여름과 야자수 등 이국적 풍광을 연상시키는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의 이 곡은 듣는 것만으로도 운전석에 앉은 당신을 에메랄드빛 바다로 데려다 줄 것이다. 보아의 청량한 보컬과 빈지노의 독특한 래핑은 이 곡을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한다.

■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귀경길

짧지만 긴 휴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온가족이 모여 시끌벅적했는데' 싶어 괜시리 쓸쓸해 진다면 아래의 두 곡을 추천한다. 현실적인 가사를 신나는 멜로디에 풀어낸 두 곡들은 우리에게 '해학의 미'를 알려줄 것이다.

악동뮤지션의 이 이달 초 발매한 신곡 '리얼리티'는 현실에서 겪는 여러 고난의 순간들을 재치 있는 가사와 신나는 멜로디 속에 담아낸 노래다. '택시 타긴 버는 돈이 빠듯해. 그렇다고 지옥철엔 사람 가득해. 스마트폰으로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땐 밝기를 최저로 해야 해'라는 가사는 당신에게 명절이 끝났다는 사실을 확실히 상기시켜 주겠지만, 그래도 '리얼리티 리얼리티 얼리티 야'라는 후렴구를 따라 부르다 보면 현실이 그렇게 두렵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은 화목하게 끝나기도 하지만 가끔 다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특히 '누구는 어디에 취직했다더라' 등의 비교가 시작되면 결말은 파국이다. 혹시 엄마, 아빠, 누나, 형, 동생과 다투고 돌아가는 길이라면 신현희와 김루트의 '왜 때려요 엄마'를 들어 보자.

'왜 때려요 엄마'는 도원경의 곡을 신현희와 김루트가 리메이크한 것으로 원곡보다 한층 웃음기 넘치고 신명나는 발성이 특징이다. 가족 사이에서 너무 큰 다툼은 불편하다. '왜 때려요 엄마. 왜 때려요 엄마. 엄마도 그럴 때가 있었잖아', '내 할 일은 해요. 내 걱정은 마요. 나쁜 길 안 빠질게 내버려 둬요. 날 믿어'라는 노랫말을 들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 설에도 '나홀로 방콕'인 당신에게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라도 가끔은 떨어져 있고 싶을 때가 있다. 만약 당신이 이번 설에 혼자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됐다면 세븐틴의 '만세'를 들으며 공감백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들어보는 거라고 해도 상관 없다. '만세 만세 만세 예!'라는 후렴구를 따라 부르지 못 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테니까.

분명 처음엔 신났건만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쓸쓸해진다면 수지의 '행복한 척'을 들어 보자. 수지의 첫 솔로 선공개곡인 '행복한 척'은 걱정과 외로움, 불행을 안고 살아가지만 겉으로는 행복한 척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낸 곡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수지의 목소리에 몰입해 가다 보면 '세상에 외롭고 쓸쓸한 사람 나 혼자 아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매품으론 홀라당의 '괜찮은 척'이 있다.

사진=CJ E&M,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왜 때려요 엄마' 재킷, JYP엔터테인먼트, 플레디스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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