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 Mr . 마켓 <100회> 글·김지훈

폭포처럼 웅장한 소나기였다. 기상청에서 예상하지 못한, 느닷없는 소나기.

소나기는 고온다습한 날씨에서 발생하지만, 이번 소나기는 청명한 가을 한복판에서 불쑥 등장했다.

순식간에 자동차 도로가 강처럼 변했고, 추수를 앞둔 작물들이 무기력하게 쓸려 내려갔다.

기상청에서는 소나기 발생 원인을 추적했지만, 그 어떤 시뮬레이션도, 슈퍼컴퓨터가 자랑하는 다중 구조 회귀분석도 …. 느닷없이 광폭하게 등장한 소나기를 설명하지 못했다.

가장 가까운 기상현상은 스콜이었지만, 스콜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상현상을 ‘크레이지 샤워’라고 불렀다.

크레이지 샤워는 브라질과 인도 그리고 캘리포니아를 휩쓸었다. 모두 세계의 곡창지대였다.

식량 부족 …. 곡물 가격 콜옵션을 보유했던 나는 엄청난 이익을 냈지만, 세계적으로 엄청난 비극이었다. 인도와 베트남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베트남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했다.

“아직 구성 요소를 추출하지 못했어요.”

지우가 에어스크린을 띄워서, 몇 가지 그래프를 보여주었다. 탁자 위, 허공에서 입체적인 차트가 천천히 맴돌았다.

“이런 걸 보여줘도 난 이해하지 못해.”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래도 뭔가 해야 할 거 같아서 ….”

“그 맘 나도 알지.”

지우의 럭키세븐이 보유한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을 토대로 수집하고 분석되는 빅데이터 해석 능력은 세계 최고다. 럭키세븐이 개발한 날씨 예측 프로그램은 기존 알고리즘보다 정확도가 높다. 그러나 크레이지 샤워의 존재 앞에서, 모든 예측 프로그램은 쓰레기였다.

빅데이터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크레이지 샤워를 해석하고 설명하고 …. 예측하는 기업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공통점이 하나 있긴 했어요 …. 그냥 우연한 일치일 수도 있지만 …. 그다지 큰 유효변수도 아니고 ….”

지우는 자신 없는 표정과 몸짓으로 머뭇거렸다.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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