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봉투를 30개를 만들어요. 그리고 하나하나의 봉투에 제가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생활할 수 있겠다는 금액을 넣어놓는 거지요. 저는 이 금액 안에서 생활해요.”

“아니 그러다가 갑자기 지출할 일이 생기는 날에는 어떻게 하지요?”

“물론 그런 날에는 그동안 쓰고 남은 돈을 모아놓은 통장에서 빼서 쓰지만 실제로 해보세요. 그런 날은 거의 없어요. 한 두번 있을까? 오히려 생활비 절약에 훨씬 도움이 되지요.”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어느 30대 주부의 ‘봉투살림법’이다. 매일매일 봉투에 넣어 둔 현금 안에서 생활을 하고 남는 돈은 그때그때 별도의 통장에 입금을 해서 저축을 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돈을 부풀리는 것이 아닌 나가는 돈 아끼고 줄이는 생활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봉투살림법은 생활비를 한꺼번에 인출해 하루에 사용할 금액만큼 봉투에 나눠 담고, 매월 마지막 날에 남은 잔돈을 모두 모아 통장에 한꺼번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 달 생활비가 120만원이라고 하면 월급날에 은행에서 생활비를 인출해 30개의 봉투에 4만원씩 나눠 담는다. 하루에 4만원 내의 금액만 사용하고 남는 돈은 봉투 안에 그대로 둔다. 매월 마지막 날에는 매일매일 남은 돈을 모아서 별도로 만들어 놓은 저축이나 투자 통장에 입금하면 된다. 매일 아끼고 절약했던 고통이 월말엔 보너스처럼 달콤한 돈 모으는 맛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이게 될까?”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매일매일 봉투 안의 현금 금액 이내에서 지출해야 한다는 작은 강제성이 습관으로 훌륭한 경제습관 하나를 얻게 된다. 가장 큰 변화는 쓸데 없는 지출이나 물품 구입을 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또 신용카드를 점점 덜 쓰면서 현금을 주로 사용하게 되고 현금영수증으로 연말정산 소득공제에 훨씬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만약에 매일매일 봉투 살림법으로 운용하는 것이 어렵고 부담스럽다면 3일이나 일주일 단위로 끊어서 해보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쉽게 시작해본 뒤 점차 기간을 늘려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봉투 살림법에 익숙해 질 수 있다.

“아…내가 이 금액으로도 생활을 하는구나. 이 돈만해도 아껴쓰면 쓰고 남는 금액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진정 절약과 불필요한 지출이 전혀 없는 생활습관을 갖게 됐다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

이 방법은 자녀들의 용돈에도 그대로 적용해 볼 것을 권한다. 이른바 ‘봉투 용돈법’이다. 전주에 준 용돈에서 얼마의 금액이라도 남기면 그 남긴 금액의 2배를 다음 주 기본 용돈에 얹어주는 방식이다. 절약을 실천한 자녀에게 일종의 보너스를 주는 셈이다. 그래서 남은 금액은 다시 통장에 저축을 하게 해보자. 자녀들에게 절약습관과 저축의 생활화를 도모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 아닐까?<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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