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더 킹' 스틸./ 사진=NEW 제공

[한스경제 양지원] “니들 안동하회탈 알지? 씩 웃고 있는 거. 그거 왜 웃고 있는지 알아?”

영화 ‘더 킹’의 첫 장면이다. 극 중 부정부패 검사이자 권력을 손아귀에 쥔 한강식(정우성)이박태수(정우성)와 양동철(배성우)에게 던지는 첫 마디다. 안동의 특산품 삼베를 언급하며 “다 대마밭인데 뭐하겠어. (하회탈은)대마에 취해 웃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한다. 

제법 그럴싸한 농담처럼 들리지만, 한편으로는 기득권층이 평범한 시민을 내려다보는 시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재림 감독은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에서 하회탈 장면을 기용한 것에 대해 “한강식이 말하는 안동 하회탈의 비화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짓말 같은 이야기인데, 즉 기득권의 제멋대로인 생각을 고스란히 드러낸 장면이기도 하다. 기득권은 본인 편한 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런 걸 드러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한 감독은 또 “마당극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원하게 풍자하길 원했다”고 강조했다.

▲ '더 킹' 배성우./ 사진=NEW 제공

안동하회탈의 말도 안 되는 비화로 낄낄대던 세 사람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특히 양동철이 취재진 앞에서 울먹거리며 “아빠가 미안하다!”라고 외치는 장면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낼만큼 우습게 그려진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양동철이 우는 장면은 배성우의 애드리브로 탄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우)형이 갑자기 ‘미안하다’를 외치면서 눈물을 흘렸다. 연기가 너무 좋아서, 그 장면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