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요새 며칠 점심도 못 먹었어요.” 인천 학익동 중한자동차 대리점 관계자는 켄보600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이렇게 표현했다.

▲ 인천 학익동 중한자동차 대리점. 앞에 세워진 시승차는 인기를 증명하듯 따뜻한 기운이 남아있었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중국산 SUV 켄보600 돌풍이 상당하다. 업계에 따르면 켄보 600은 초도물량 120대 중 절반 이상이 계약됐다. 출고는 이달 말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이달 중으로 완판될 가능성이 높다.

직접 대리점을 찾아가보니 켄보 600의 인기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다소 늦은 시간, 대리점 앞에 세워진 켄보600은 한참을 달렸다는 듯 따끈했다. 낮에는 시승차를 보기 어렵다던 관계자 말이 허풍이 아니었다.

대리점 관계자는 “하루 시승 고객이 15명에서 20명 정도다”며 “그나마 우리는 시승차가 2대다. 시승차 1대를 운영하는 다른 대리점들은 시승을 제공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켄보600 뒷좌석은 상당히 넓었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아쉬운 것은 이런 시승 수요가 바로 계약으로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승 고객들 상당수가 켄보600이 궁금했던 일반인들. 아직은 중국산 켄보600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대신 시승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직접 차를 타보고 나서도 불만이 거의 없었다는 것. 오히려 차의 문제점을 꼼꼼히 살펴보던 사람들도 기대 이상의 마감을 확인하고 결국 엄지를 치켜 올렸다고 관계자는 소개했다.

특히 만족도가 높은 곳은 넓은 2열이었다. 동급 모델과 비교해도 널찍한데다가 리클라이너 기능으로 안락한 뒷좌석. 게다가 폴딩하면 트렁크 용량을 2,738ℓ나 쓸 수 있다.

때문에 계약자 중에는 레저 등 아웃도어 관련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저렴하면서도 넓은 공간을 갖고 있어서 다소 험하게 쓰는 ‘세컨카’로 수요가 많다고 한다. 그 밖에 계약건들은 상당수가 사업자로 알려졌다.

계약자들의 구매 과정에서는 켄보600의 높은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구매자들 대부분은 계약 과정에서 전혀 고민하거나 망설이지 않았다. 시승을 하는 고객도 거의 없다고 한다.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뒤쳐지지 않는 성능 덕분에 사실상 경쟁차종이 없다”며 “구매 고객들도 대부분 계약서만 작성하고 매장을 떠난다. 대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중한자동차 미니밴.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계약량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중한자동차 학익동 지점장은 “처음 판매를 시작했을 때에는 중국산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실 구매자가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오늘 계약량만 해도 어제보다 1건 늘은 5건이다. 출고 후 성능이 증명되면 실구매자는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서 “사후 관리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고객도 있었지만 서비스 센터가 전국에 75곳이나 있다는 것을 소개하면 대부분 안심한다”며 “부품도 저렴하니 믿어도 좋다”고 자신했다.

켄보600이 전시된 반대쪽에는 중한자동차의 상용차도 줄지어 있었다. 앞서 중한자동차가 출시했던 미니밴과 미니트럭이다. 1,000만원 전후의 저렴한 가격으로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중국차라는 한계를 넘는데는 실패했다. 혹시 켄보600에 대한 관심이 이들 상용차로도 옮겨가지는 않았을까.

아쉽게도 아직은 중한자동차 상용차 인기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튼튼해야 하는 상용차인 만큼, 중국차라는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중한자동차 관계자는 “아직은 상용차 판매량 증가가 보이지는 않지만 켄보600으로 중국차에 대한 검증이 끝나면 아무래도 판매량이 늘지 않겠냐”며 “동급 유일하게 에어백이 있는 차다. 조만간 경쟁 차종이 단종되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한자동차 대리점은 자사 상용차에 특장 개조를 한 모델도 전시하고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었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정확한 계약량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달 중 출고를 시작하면 3월 초에는 구체적인 판매량을 발표할 예정. 중국산 SUV가 목표대로 수입차 시장 20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까. 켄보600에 관심이 쏠린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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