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태양은 또 뜬다. 2016년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의 한 해였다. 한국경제는 기업구조조정의 한파와 가계부채 뇌관에 소용돌이쳤다. 경제성장률은 2년 연속 2%대를 면치 못하고 성장을 멈춰서 있다. 최순실발 정치 리스크는 한국경제를 블랙홀에 가두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밖으로는 글로벌 금리전쟁, 유로존의 몰락, 미 대선 등 정치 리스크가 세계 경제를 끌어내렸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저기 아우성이 끊이질 않는다.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을 푸념하기에는 이르다. 저력으로 다시 하나로 뭉칠 때다. 희망찬가를 외치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다짐으로 기지개를 켜는 현장을 찾아본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꿈틀대는 희망의 몸부림을 발견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할 때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희망은 날이 갈수록 어둡다. 하루에도 수백개 이상의 신생업체가 생겨나는 반면 꿈을 접는 CEO도 부지기수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신생기업은 9만여개에 달했지만 1년 후 생존율은 60%에 그쳤다. 10곳 중 7곳 이상은 5년 안에 폐업 절차를 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처음부터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 어디 있으랴. 처절한 실패와 망설임을 떨치고 일어나 재기에 성공한 30대 CEO들은 어떻게 꿈을 이뤄냈을까.

스포카, 데일리마켓플레이스, 브랜디는 30대 CEO들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각각 태블릿 기반 멤버십, 자산관리 앱, 모바일 인플루언서 쇼핑몰 등 각 영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이 됐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회사에서는 남다른 활기가 느껴졌다. 파티션으로 나눈 답답한 공간 대신 확 트인 자리 배치로 자유롭게 의사 교환을 나누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각 회사에서 만난 CEO에게서는 특유의 자신감과 함께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며 손사레 치는 겸손도 찾아볼 수 있었다.

▲ 자료=스포카, 데일리마켓플레이스, 브랜디 제공. 표=채성오 기자

이찬기 데일리마켓플레이스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장래희망란에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사업가’를 적을 정도로 자신만의 사업을 꿈꿔왔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이찬기 대표는 첫 창업 종목으로 외식 사업을 택했다.

그는 스페인 음식에 이어 일본식 도시락(벤또) 전문점을 런칭했다. 푸드테크를 염두에 두고 직접 포스(POS)를 만들어 식자재 출납에서 영업 매출까지 점포 관리에 활용했지만 상업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다.

아이폰 출시 후 앱 생태계가 태동하던 시기, 이찬기 대표는 ‘틀린그림찾기’ 게임을 만들어 iOS 앱스토어 정상을 밟기도 했으나 아쉬운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찬기 대표는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며 “데일리마켓플레이스에서 자산관리 앱 브로콜리를 만들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 이찬기 데일리마켓플레이스 대표가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데일리마켓플레이스 제공

손성훈 스포카 공동대표의 유년시절도 남들과는 달랐다.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친가와 외가 식구들 대부분이 사업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고 기억했다.

대학 졸업 후 미국의 대기업에서 일한 그의 머릿 속에는 창업 생각이 끊이질 않았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가 유행하던 시절, 유사 기업의 아시아 서비스를 담당하면서 만난 최재승 공동대표와 연이 닿게 돼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두 명의 젊은 사업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의기투합해 ‘도도포인트’를 운영하는 스포카(SPOQA)를 만들어냈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2007년부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나만의 사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대학 재학시절 디자인 콘텐츠를 상품으로 만드는 온라인 플랫폼 ‘바이미 닷컴’을 창업하며 남다른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후 2013년 회사가 상장사에 인수된 이후에도 서정민 대표는 2년간 직원으로 근무했다.

내 회사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였을까. 서정민 대표는 2014년 12월 모바일 쇼핑 중개앱 ‘브랜디’를 새롭게 론칭하며 다시 한 번 도전의 길에 나섰다.

각 CEO들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져가고 있다.

현재 스포카 운영중인 태블릿 기반 멤버십 서비스 ‘도도포인트’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고 업계 2위 업체 ‘티몬 플러스’까지 인수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데일리마켓플레이스의 브로콜리 앱은 지난해 9월 iOS 출시(안드로이드 2016년 4월) 후 약 4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기준, 15배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브랜디는 5개월 만인 12월 매출 거래액이 약 40배 이상 상승했다. iOS 앱스토어에서 쇼핑 분야 1위를 차지했고 셀러브리티 개인상점도 1,300여개가 개설돼 있다.

이들이 말하는 기업가 정신은 강한 사명감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서정민 대표는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브랜디에서 만난 서정민 대표는 “경영자 자신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며 “돈과 사회적 성공의 단기적 목표를 넘어서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손성훈 공동대표가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모습. 스포카 제공

손성훈 대표는 창업의 성공 비결로 ‘사람’을 꼽았다. 이미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멘토의 이야기를 통해 같은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고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 스스로의 확신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데일리마켓플레이스에서 만난 이찬기 대표는 “단지 나만의 사업이 하고 싶어 창업을 선택한다면 눈 앞에 닥치는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대기업 퇴사 이후 10여년간 스타트업을 창업해본 결과 선택한 분야에 대해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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