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인해 멈춰섰던 삼성의 경영 시계가 재촉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경영전선에 이상징후가 감지 된 것은 임원급에 대한 인사 제동이다. 기약없는 인사와 특검의 소식에 안테나를 세우는 동안 삼성 내부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달 말 마무리될 특검 기간 연장에 따라 모든 경영 행보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더이상 두고 볼수 없는 실정이다.

삼성은 다음달 직원 정기 인사를 시작으로 경영 운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 삼성은 다음달 1일 사장단과 신규 임원을 제외한 실무진 인사를 먼저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다음달 1일 사장단과 신규 임원을 제외한 실무진 인사를 먼저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로 인해 임원 인사는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지만 직원인사는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삼성 비자금' 특검 당시에도 이 같은 인사 조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1월 정기 임원인사는 5월로 연기했지만 일반 직원들의 인사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삼성 관계자는 "2008년 특검 때에도 직원인사는 진행됐다"며 "사장단 인사는 조직개편과 관련이 있지만 직원인사는 다르다"고 말했다. 

직원인사는 사원에서 대리, 차장에서 부장 등의 승진 인사가 이뤄진다. 보직 이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사장단 인사 이후 임원 임사 및 조직개편을 진행, 직원 정기 인사가 정상적인 절차다.

이번 인사는 특검으로 인해 전도가 뒤바뀐 형국이다.   

부장 이하 직원에 대한 정기 인사의 경우 연봉 계약과 자금 집행 일정 등이 얽혀 있어 마냥 인사를 미루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은 이달 말 특검 수사가 마무리 된다면 3월 말에 소폭의 임원 인사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은 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등을 포함해 지난해 상반기 약 4,000명, 하반기 1만명을 채용했다./한국스포츠경제

매년 3월에 진행했던 신입사원 채용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등을 포함해 지난해 상반기 약 4,000명, 하반기 1만 명을 채용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삼성 신입사원 채용은 '취준생'에게 중요한 기회다. 이에 '삼성 고시' 준비에 올인해온 취준생들은 공채 일정은 민감한 부분이다. 작년에는 청년 실업률이 10%에 달했던 만큼 삼성 공채 일정이 미뤄지는 건 아닌지 취준생들이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대졸 신입사원 공채 일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사장단 인사 등 조직개편이 이뤄져야 채용 인원을 결정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상반기 채용일정을 발표하기 위해서 2월 말에는 초안이 나와야 하지만 삼성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이달에 마무리 된다면 신입사원 채용 일정은 3월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삼성은 그동안 그룹 내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미래전략실에서 계열사별로 필요 인력을 집계해 전체 채용 인원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올해에는 그룹에서 주관하지 않고 계열사별로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이 2월 말에 끝나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은 특검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특검이 끝나야 인사도 채용도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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