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철 감독.

김호철(60) 현대캐피탈 감독이 팀의 사상 첫 ‘봄 배구’진출 실패를 책임지고 물러났다.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 등 지난 시즌 하위팀들의 반란에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온 셈이다. 강만수 전 우리카드 감독과 문용관 전 LIG감독 역시 팀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 놓은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23일 “김호철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배구 명가인 현대캐피탈의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감독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팬들과 선수, 그리고 구단에 해야 할 도리라 생각했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즌 동안 고생한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없는 점이 미안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구단과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현대캐피탈 배구단이 최고의 구단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시작부터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30ㆍ콜롬비아)의 부상으로 위기에 빠진 현대캐피탈은 결국 새로운 용병 케빈 레룩스(26ㆍ프랑스)를 영입한 후에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2005년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반면 라이벌 삼성화재가 4시즌 연속 챔프전 직행에 성공한 것이 현대캐피탈로서는 더욱 뼈아팠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주 김 감독이 한 차례 사의를 밝혔고, 구단에서 이를 반려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난 주말 김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구단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가 전원 휴가 중에 있어 차차 김 감독의 후임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1970~80년대 불세출의 세터로 이름을 날린 김 감독은 이탈리아 리그에서 청소년 대표팀을 지도하다가 2003년 남자실업배구 현대캐피탈 감독 지휘봉을 들면서 팀과 인연을 맺었다. 김 감독과 현대캐피탈은 3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2번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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