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1. 개인 사업을 하는 54세 한 남성의 경우에는 노후준비는 되어 있지 않으나 사업자금 융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금보험을 해지했다고 한다. “노후상품 같은 연금보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납입을 했었어요. 근데 얼마 전에 연금보험도 해지했고. 사업을 하다 보니 급전이 필요할 때 계속 해지하는 것 같아요. 노후준비요? 전혀 안 되어 있죠.”

#2. 연 소득 4천만원 정도인 41세의 남성 회사원은 소득 불안정으로 지속적 납입에 대한 부담을 느껴 연금보험을 해지했다고 한다. “직무가 내근에서 영업으로 바뀌면서 소득이 들쭉날쭉해요. 어떤 달은 백만원 벌고 어떤 달은 오백만원 번다는 말이지요. 매월 꾸준하게 돈을 낼 수가 없어 얼마 전에 연금보험을 하나 해지했어요.”

#3. 대학생 자녀 2명을 둔 46세 전업주부의 경우 지인 부탁에 의해 가입한 상품은 해지를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아 쉽게 해지를 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이 부탁을 해서 남편 모르게 가입했어요. 어차피 가입 때부터 중도 해지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해약할 때 큰 부담은 없었어요. 어차피 오래 유지하지도 않았고, 월 납입 금액이 크지도 않았고….”

종자돈 만들기의 가장 큰 적은 예/적금이나 보험 등의 중도 해약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중도 해지의 과정을 밟는다면 환매수수료를 부담하고 이자율 손해까지 봐야 한다. 몇 푼 모아보겠다고 손실을 감수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렇다면 중도해지나 환매를 하지 않고 종자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의 월평균 수입에 맞는 적금과 보험상품의 적립금이 정해져야 하겠다. 급여 인상률이나 비정기 수입을 충분히 고려한 추가납입이나 재투자의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상품 종류별 중도 환매나 해지 요인을 파악하고 처음부터 적합한 상품으로 가입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부담스러운 금액을 매월 납입해야 한다거나 본인은 원금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데 원금손실 위험이 큰 투자 상품에 가입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보장금액이나 내용은 충분하지만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보험료를 내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다. 월평균 수입과 고정 지출 그리고 어느 선까지 원금 손실 위험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실제로 필자가 상담을 한 경우, 가입한 보험 상품이 70여개에 매월 보험료로 600만원 이상 내시는 분도 본 적이 있고 월 600여만원의 수입에서 펀드에만 400만원 이상 적립을 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누가 보더라도 부담스러운 보험료와 투자금액이다. 권유나 만기 금액의 유혹도 중요하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만기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중간에 그만둘 거면 애당초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부터는 ‘만기 해지’의 고지를 향해서 꾸준히 노력해서 내 통장이나 증권에 ‘만기 해지’라는 스탬프를 반드시 찍어보는 희열을 느껴봐야 한다.<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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