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공무원 채용이 201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 전환한 가운데, 은행권의 신규채용 시장도 한파를 맞았다. 은행권의 채용인원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줄여왔다. 모바일·인터넷뱅킹 활성화로 점포 수가 감소하고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등 은행들이 신규채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은행권의 채용인원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줄어왔다.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의 신입공채 선발인원은 2015년 2,115명에서 2016년 1,230명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은행별로 보면 같은기간 KEB하나은행이 500명에서 150명으로, 국민은행이 420명에서 240명으로, 기업은행이 425명에서 190명으로 채용인원을 줄였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70명에서 300명, 200명에서 150명으로 소폭 줄였다. 농협은행은 200명으로 동일하다.

이 때문에 2012년부터 3년간 매해 3,000명씩 늘어났던 시중은행 직원 수는 2015년 45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80여명이 줄었고, 하반기에는 은행권 희망퇴직 등의 여파로 무려 4,000여명이 넘게 줄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한 곳을 제외하고는 상반기 채용 규모를 밝힌 곳은 없다.

▲ 농협은행은 지난 2일 6대 은행 중 처음으로 상반기 신규채용에 들어갔다. 지원은 오는 10일까지 계속된다. 사진=농협은행

농협은행은 지난 2일 6대 은행 중 처음으로 상반기 신규채용에 들어갔다. 200명 수준의 6급 신규직원을 채용하며 이번 신규채용은 학력, 연령, 전공, 자격 등의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이다. 오는 10일까지 농협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채용규모는 최근 몇 년간 비슷하나, 시기가 앞당겨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보통 4월이나 5월쯤 채용해 6월부터 직원배치에 들어가는데, 얼마 전 새 전산시스템 구축도 완료했고, ‘농협은행 3.1’ 추진을 위한 컨퍼런스에서도 강조했듯 농협의 수익증진과 사업성 확대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채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하나같이 ‘미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은 4~5월 정도 돼야 확정이 날 것”이라며 “보통 4월경에 채용공고가 나고 5월경에 채용일정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3월부터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 적도 있었으나, 3월 말 새 행장이 선임되고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이 이뤄질 것을 감안하면 빨라도 4월 이후에나 일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도 상반기 채용계획은 미정이다. 지난 달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12개 금융 공공기관장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457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보통 상·하반기에 200명~220명 내외로 채용을 해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상반기 채용 계획은 없으나 공고가 나면 3월 말쯤 날 것”이라며 “금융위의 취지를 따라가려고는 노력하겠지만 은행의 사정에 따라 내부적으로 인원이 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도 상반기 채용 계획이 정해진 바가 없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이후엔 상반기 채용이 없었고, 그전에도 상당기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300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한 국민은행도 채용시기를 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2,800명에 가까운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직원 규모를 대폭 줄였지만 인원을 더 늘릴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할지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우리은행 역시 “인력 운영방식에 따라 해마다 다르지만 아직 채용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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