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만난 김진(54) 창원 LG 감독과 유재학(52) 울산 모비스 감독은 현역 사령탑 나이로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이다. 40대 감독들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1961년생인 김진 감독이 최고참, 유재학 감독은 63년생으로 전창진 부산 KT 감독과 동기다.

또 다른 공통점은 둘 모두 엘리트 출신이라는 점이다. 고려대를 졸업한 김 감독은 1980~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최고의 슈터였고, 연세대를 나온 유 감독은 국가대표 가드 출신이다. 둘 모두 명석한 두뇌로 현역 시절부터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사령탑으로서도 무난한 지도력으로 롱런하고 있다. 유 감독은 11시즌 동안 5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4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명장이다. 통합 우승도 두 차례 했다. 유 감독은 17일 구단과 2020년까지 5년 계약을 연장해 16시즌간 모비스를 지휘하게 됐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유 감독보다 오랜 기간 한 팀을 맡은 감독은 21년째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지도하고 있는 신치용 감독과 프로야구 해태의 조련사였던 김응용 감독(1983~2000년) 둘뿐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봐도 흔치 않은 장수 감독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현역 최장수 감독은 그렉 포포비치 감독으로 1996년부터 19시즌째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NBA 단일팀 최장수 기록은 제리 슬로언 전 유타 재즈 감독의 23시즌(1988~2011년)이다. 축구에선 무려 28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전설로 남아 있다.

김진 감독도 팀은 몇 번 옮겼지만 성공한 감독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11-2012시즌부터 LG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역대 팀 최다승(40승14패) 및 최다연승(13연승) 기록과 함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끄는 지도력으로 지난해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대구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 감독 시절에도 팀을 정상에 올려 놓았다.

두 감독 모두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유 감독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던 둘은 4승2패로 유 감독이 승리했다. 올 시즌 4강에서 만나 벌이는 리턴매치에서 닮은꼴 두 감독의 지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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