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올 뉴 모닝이 경차 시장을 확실하게 되찾으려면 마지막 퍼즐, 괜찮은 주행 성능이 필요하다. 눈으로 확인되는 안전성, 연비, 적재공간 등에서 올 뉴 모닝은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1리터짜리 에코프라임 엔진에 대한 검증을 받지 못했다. 아무리 경차라도 눈이 높아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려면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

얼마나 달릴 수 있냐고 직접 물어봤다.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가평을 왕복하는 110km가량 구간을 올 뉴 모닝과 함께 했다.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심하게 몰아붙였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평균 속도가 70~80km/h가 나왔다. 

▲ 올 뉴 모닝은 이전 모델보다 듬직해진 얼굴만큼 주행 성능도 훌륭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힘이 세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제원상 토크는 9.7kg·m이다. 경쟁모델과 같다. 대신 공차중량이 약간 무겁다. 그런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뒤쳐지지는 않는다. 부족하지 않다. 아무리 오르막길이라도 힘에 부치는 일은 없다. 계약자 절반 이상이 30~40대란다. 50대도 22.6%나 된다. 경차로 드래그레이싱을 할 일은 없다. 경차가 ‘팡팡’ 튀어나가는 것도 좋지 않다.

고속 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에코프라임 엔진 최대출력은 76마력. 귀여운 수준이지만 시속 120~130km까지는 무난하게 나간다. 가속페달을 최대한 밟는 ‘풀 악셀’을 유지해야 했던 것은 경차의 한계다. 그래도 도로 사정에 따라서 시속 150km까지도 냈다. 고속도로에서 추월 차선을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정도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런 주행 중에도 그렇다할 흔들림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출발에서 고속주행까지도 올 뉴 모닝은 안정적으로 잘 달렸다. 조용했고 진동도 적었다. 고속방지턱도 잘 넘었다. 150km/h에 가까운 고속에서도 가벼워지는 느낌도 없다.

굽은 길에서도 바닥에 잘 달라붙었다.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속도를 많이 줄이지 않고서 입체교차로에 뛰어들었다. 예전 경차였다면 시승기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올 뉴 모닝은 미끄러지지도, 뒤집어지지도, 날아가지도 않았다.

회전시 바퀴에 토크를 적절히 배분하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의 위력이다. 회전 반경도 동급 최저인 4.7m다.

안전을 위한 보조장치들도 잘 작동한다. 경차에서 차선이탈 경고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장점이다. 긴급제동보조시스템을 결국 작동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두려움 때문에 앞차와 거리를 많이 좁히지 못했다. 대신 불필요하게 예민해서 시도때도 없이 멈추지는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히 확인했다.

이렇게 달려서 평균 연비가 14.2km/ℓ 나왔다. 경이롭다. 급출발, 급제동에 추운 날씨로 난방도 세게 켰다. 가엾은 올 뉴 모닝. 힘들었을 텐데 연료도 조금밖에 안먹었다.

이렇게 올 뉴 모닝의 마지막 흥행 퍼즐은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넓은 공간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등은 이미 공개됐던 그대로다. 트렁크는 넓고 2열은 편하다. 

올 뉴 모닝 1월 판매량은 5,523대로 신차 효과를 감안하면 시원 찮다. 경쟁 차종을 누르기는 했지만 아쉬운 성적이다.

그래서 올 뉴 모닝은 자신있게 대답했다. "저 이제 잘 달려요" 영업일이 짧고 소비도 위축되는 탓에 매년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는 2월. 올 뉴 모닝 성적만큼은 기대되는 이유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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