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금호타이어의 미래가 채권단 손에 달렸다.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허용 여부에 따라 금호타이어가 둥지를 틀 곳이 결정된다. 만약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넘어간다면 국부유출이 우려되는 상황. 채권단 어깨가 무겁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인수 자금 1조원을 확보했다. 업계 예상대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이용해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와(FI)와 전략적투자자(SI), 금융권과 기업들에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비율은 투자자 70%, 금융권 등 30%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밝혀왔던 만큼 당연히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런 투자 방법을 채권단이 허용할지 여부다. 우선매수권은 박 회장 ‘개인’ 소유다. 따라서 채권단은 박 회장이 SPC 자금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만약 채권단이 우선매수권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 인수된다. 더블스타는 중국 타이어 기업으로 주로 산업용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경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먹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기술력만 뺏어가고 구조조정에는 소홀히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도 더블스타가 기술력이나 규모 면에서 나은 금호타이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쌍용차가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됐다가 대규모 정리사태를 겪었던 일도 회자되면서 이런 추측은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그렇다고 채권단이 박 회장 우선 매수권을 쉽게 허용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더블스타가 채권단에 항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의지가 강한 만큼 소송도 불사할 조짐이 보인다.

따라서 채권단은 박 회장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 여부 검증에 철저하게 임한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의 자금이 어떻게 동원됐는지, 어떻게 운용되는지, 계약조건은 무엇인지 등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양측에서 잡음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즉시 매각을 취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를 다시 구조조정 해서 더 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달 중으로 박 회장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박 회장은 한 달 이내에 의사를 밝혀야한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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