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40살을 훌쩍 넘은 '아재급' 국민간식들이 20대에 매력어필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각 제과업체의 국민간식들은 올해가 지나며 또 나이를 먹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43살, 롯데 가나 초콜릿은 42살로 사람으로 치면 어엿한 중년이다.

신제품이 히트를 치면 그 품목의 매출이 급상승하지만 금세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이 허다하다. 이에 업체들은 이런 스테디셀러 제품들을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국민 간식으로 통하는 스테디셀러 상품들도 걱정은 있다. 사람들 인식 속에 점차 잊혀 지는 것이다. 마트, 편의점에 가면 해외 수입과자들이 판을 치고, 소비자들의 입맛은 고급스러워져 고가의 프리미엄 디저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재급’ 과자들은 이제 젊은 층에게 매력을 뽐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1020대의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 기존의 것을 탈피한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 오리온과 삼성물산 편집샵 '비이커'가 손잡고 선보인 '초코파이情 한정판 컬렉션' /오리온

먼저 오리온이 타겟층을 넓히기 위해 가장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오리온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샵 ‘비이커’와 손잡고 ‘초코파이情 한정판 컬렉션’을 출시했다. 국민간식 초코파이와 패션브랜드 간의 협업은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초코파이 이미지를 활용한 커플티셔츠 2종, 휴대폰케이스 2종, 캔버스백 2종 및 초코파이 3가지 맛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초코파이 스페셜팩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앞서 오리온은 지난해 초코파이 바나나, 초코파이 말차라떼 등 다양한 자매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초코파이’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며 “올해는 43년 동안 국민간식으로 자리 잡은 초코파이에 감각적이고 트렌드한 이미지를 입히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젊은 고객층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리온은 캐릭터나 일러스트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젊은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무뚝뚝 감자칩’을 출시하며 ‘무뚝이’라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개발하고 3가지 버전으로 제품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어 이달에는 SNS에 익숙한 1020세대에게 오리온의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보였다. 오리온의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와 함께 고래밥의 라두(고래), 참붕어빵의 고붕이(고양이)가 ‘오리온 情(정)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한 것.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총 12개의 이모티콘은 애정표현, 파이팅 등 다양한 감정과 행동 표현이 가능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모티콘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에서 ‘오리온’을 검색해 친구를 맺으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 롯데제과 가나 초콜릿 모델 박보검 /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42년간 가나초콜릿이 갖고 있던 상징적인 부분을 과감히 바꿔 1020대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처음으로 가나 초콜릿 모델을 남성으로 바꿨다. 가나초콜릿은 출시 이래 당대 최고의 하이틴스타를 모델로 기용해왔는데 이미연, 채시라 등의 여자 모델들이 가나초콜릿의 부드럽고 달달한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40년 이상 쌓아온 가나 초콜릿의 이미지 상실을 우려해 롯데제과 내부에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초콜릿 주 소비층인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배우 ‘박보검’을 모델로 선정했다.

현재 박보검이 나의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이 된 듯 한 모습을 연출한 TV 광고의 반응은 뜨겁다.

▲ 농심은 1978년 바나나킥을 출시한 이래 단일 제품만을 내세우다 제품군을 추가했다. /농심 페이스북

농심은 1978년 바나나킥을 출시한 이래 단일 제품만을 내세우다 작년 말 처음으로 제품을 추가했다. 기존의 단일 제품을 그대로 유지하는 전략에서 탈피해 낡은 이미지를 개선하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바나나킥’의 자매제품인 초코바나나킥을 내놓으며 제품군을 확장했고, 기존 바나나킥에 초콜릿을 코팅해 젊은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초코 바나나킥은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며, 녹차바나나킥은 CU, 딸기바나나킥은 세븐일레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농심은 바나나킥을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 계정을 적극 활용중이다. 1월에만 바나나킥 관련 게시물을 6번 게재하는 등 젊은 고객들과 소통중이다.

크라운제과도 2015년 말 쿠크다스는 출시 30년만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즐기는 젊은 트렌드에 맞춰 두가지 맛을 섞어 새로운 맛을 구현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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