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준중형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지켜온 아반떼. 이에 맞서 올 뉴 크루즈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둘이 맞붙게 된 준중형 시장은 올해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작년 기준 판매량은 아반떼가 9만3,804대, 크루즈가 1만847대다. 이런 큰 차이를 좁히려면 크루즈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했다.

▲ 올 뉴 크루즈는 다양한 장기를 갖고 준중형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한국지엠 제공

올 뉴 크루즈는 아반떼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무기를 장착했다. 우선 뛰어난 주행 성능이다. 이미 크루즈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준중형 최강 모델로 이름을 떨쳐왔다. 올 뉴 크루즈는 이런 장점을 극대화했다.

올 뉴 크루즈는 1.4ℓ 4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다. 기본으로 터보 차저가 장착된다. 최고출력이 153마력에 달한다. 프리미엄 트림 기준 아반떼는 1.6ℓ 엔진에 149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도 올 뉴 크루즈가 24.5kg·m로 아반떼 (18.3kg·m)보다 높다.

몸을 더 키우면서 안정적인 주행감도 확보했다. 전장을 4,665mm로 늘려 아반떼(4,570mm)보다 10cm 가량 길어졌다. 그러면서도 몸무게는 1,250kg으로 가볍게했다. 아반떼(1,380kg)와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중형차와 견줄만 하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수준 높은 편의 기능도 올 뉴 크루즈의 자랑거리다. 몸이 커진 만큼 휠베이스를 2,700mm로 늘려 아반떼와 같아졌다. 트렁크 용량은 469ℓ로 아반떼보다 62ℓ나 크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과 열선 시트, 9개의 BOSE 스피커 등도 새로 탑재했다. 탑승 편의성도 중형차에 못지 않다.

여기까지는 준중형차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던 상황. 가격이 문제로 떠올랐다. 올 뉴 크루즈는 1,890만~2,478만원이다. 1,410만~2,415만원인 아반떼와 비교하면 분명 비싸다. 기본 사양이 높아서 상위트림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지엠 측 주장. 그래도 차이가 줄 뿐 비싼 것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아반떼는 올 뉴 크루즈가 자랑하는 주행성능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도 가지고 있다. 바로 아반떼 스포츠다. 아반떼의 고성능 버전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늘려가고 있다. 아반떼 판매량의 5% 정도가 아반떼 스포츠다.

아반떼 스포츠의 외형은 아반떼와 비슷하다. 키는 1,435mm로 약간 줄었고 무게가 1,380kg으로 늘었다. 바퀴 크기도 18인치로 커졌다.

주행성능에서는 아반떼를 압도한다. 1.6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최고 출력이 204마력, 최대토크가 27kg·m으로 올 뉴 크루즈보다도 높다. 후륜 서스펜션도 멀티링크를 사용해 더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했다. 게다가 운전석에는 패들 쉬프트와 D컷 스티어링 휠 등 달리기 위한 기능들도 다수 장착됐다. 가격은 2,000만~2,455만원으로 올 뉴 크루즈와 비슷한 수준이다.

▲ 아반떼는 작년 내수시장 2위를 기록하는 등 준중형 세단을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를 감안하면 올 뉴 크루즈의 공략 대상은 분명하다. 아반떼와 아반떼 스포츠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비자.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프리미엄 준중형 소비자에게 올 뉴 크루즈는 최상의 선택이다.

그렇다고 올 뉴 크루즈가 아반떼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반떼는 트림에 따라 저렴하기도, 고급스럽기도,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준중형 시장에서도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아반떼는 매력있는 여러 멤버들이 모인 인기 그룹, 올 뉴 크루즈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만능 엔터테이너다. 올 뉴 크루즈가 준중형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 주목이 모아진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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