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패밀리룩이 강조되면서 차종별 개성을 잃어가는 자동차 시장, 특별함을 뽐내기 위한 방법으로 ‘뒤태’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도로에서는 뒷모습이 보여지는 일이 훨씬 잦은 만큼, 뒤태 디자인을 구매 기준으로 삼는 소비자도 많아지는 추세다.

▲ 해치백은 전통적인 '뒤태미인' 차종으로 꼽힌다. 신형 i30도 예쁜 뒤태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자동차 제공

엉덩이가 예쁜 대표적인 차종은 해치백이다. 해치백은 대체로 뒷모습이 보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에 출시된 신형 i30도 예쁜 뒤태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최초로 캐스케이딩 그릴을 적용한 탓에 약간 관심을 뺏기긴 했지만, 풍만한 곡선의 해치백스타일에 달린 날렵한 후미등이 ‘핫해치’임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 작년 11월 출시 후 2만대가 넘게 팔린 그랜저의 길쭉한 뒤태는 이제 시내 도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특히 야간에 리어 콤비램프가 여기저기서 깜빡이는 모습은 진풍경을 연출한다. 현대자동차 제공

6세대 그랜저도 뒤태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양 옆 테일 램프를 잇는 리어 콤비램프가 새로운 그랜저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작년 11월 출시 후 벌써 판매량 2만대를 훌쩍 넘긴 그랜저. 요즘 저녁 도로에서는 제동을 걸면 반짝이는 길쭉한 그랜저의 뒤태가 운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SM6는 그랜저가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을 정도로 뒤태로는 빠지지 않는다. 앞모습은 SM5와 큰 차이가 없는만큼, 뒷모습에 훨씬 관심이 쏠렸을 정도다.

▲ SM6는 앞면만 보면 SM5와 크게 다르지 않다. SM6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뒤태였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SM6도 그랜저와 같이 길쭉한 테일램프를 가졌다. 리어 콤비램프는 없다. 대신 테일램프를 가운데까지 길게 늘어뜨려서 비슷한 느낌을 줬다. 분리형 견인 고리를 사용해 뒷처리도 깔끔하게 했다. 이런 SM6의 뒤태는 QM6와 메간, 클리오 등에도 적용되면서 르노그룹의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았다.

▲ SM6의 뒤태는 QM6, 클리오 등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르노그룹을 대표하는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았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쉐보레 말리부도 엉덩이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뒤태미인이다. 이미 지난 세대 말리부도 뒤태에서는 동급 최고라는 평가를 들었다. 카마로를 닮은 듀얼 테일램프에 각진 모습이 믿음직했다. 올 뉴 말리부는 완전히 바뀌었다. 쿠페형 디자인에 맞는 잘 빠진 라인에 날렵한 테일램프. 다이어트에 성공한 듯한 모습이다. 마치 스포츠카와도 비슷한 인상을 풍긴다.

▲ 말리부는 전 세대에서도 이미 매력적인 뒤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 뉴 말리부는 다이어트를 감행한 듯 쫙 빠진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한국지엠 제공

쌍용차 티볼리 뒤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사다리꼴 모양이 유럽 브랜드가 내놓은 신형 모델로 착각할만 하다. 출시 당시에는 '미완성'이라는 혹평도 받았던 디자인이지만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일부 소비자들은 뒷면에 쓰여진 'TIVOLI' 이름까지도 세련됐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수입차 중에서는 링컨 MKZ가 개성적인 뒤태로는 단연 최고다. 2013년 출시한 MKZ는 극단적인 일자 리어램프을 사용, 파격적인 뒷모습을 연출하며 주목을 모았다.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링컨의 존재감을 시장에 알리는 일등공신인 것도 분명한 사실. 링컨은 MKZ 성공에 힘입어 2016년 플래그십인 컨티넨탈을 14년만에 다시 내놓기에 이른다.

링컨 MKZ의 뒷모습은 누가 봐도 어떤 차인 줄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있다. 포드코리아 제공

볼보도 뒷모습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브랜드 중 하나다. 볼보가 내세우는 디자인 포인트는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독특한 헤드램프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세련된 뒷모습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볼보차의 앞 모습은 이전 세대에서 큰 차이가 보이지 않지만, 매끄러운 뒤태는 젊은 소비자들에 눈높이를 맞추면서 많은 호응을 받았다.

▲ 기아차가 올해 출시할 스팅어는 국내 시장에 패스트백 열풍을 몰고올 조짐을 보인다. 기아자동차 제공

최근 공개한 기아차 스팅어는 패스트백을 적용한 디자인으로 디트로이트오토쇼에서 양산차 최고 디자인에 수여되는 ‘아이즈온 디자인 상’까지 받았다. 엉덩이까지 유선형으로 이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 세단은 스팅어가 사실상 국내 최초다. 상대적으로 트렁크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쿠페형 차에는 이만한 뒤태가 없다는 평가다. 스팅어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패스트백 열풍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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