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는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한다.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 그래픽=채성오기자

출·퇴근길 교통카드를 찍거나 급하게 송금할 일이 있을 때는 ‘페이코’를 사용하고 제품을 구매할 때는 ‘삼성페이’만 이용한다. 점심 시간 동료들과 먹을 도시락을 주문할 때는 ‘배민페이’로 결제하고 월세는 ‘다방페이’로 납부하고 있다. A씨는 퇴근길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며 “세상 참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A씨처럼 생활 속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수요층 확보를 위해 서비스 전문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삼성페이를 출시한 이후 지원 단말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출시 초기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만 지원했지만 사용자들의 요청이 이어지자 적용 기준을 갤럭시 중저가폰까지 확대한 것.

마그네틱 전송 방식(MST)을 지원하기 때문에 카드 리더기가 있는 매장에서도 쓸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유사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근거리 무선 네트워크(NFC) 방식도 사용 가능하다.

▲ 삼성페이 미니. 삼성전자 제공

현재 업계가 추정하는 삼성페이 누적 거래액(2017년 1월 기준)은 4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직접 밝힌 누적 거래액 규모는 지난해 8월 기준 2조원이다. 서비스 지원 범위를 확대한 후 급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1분기 내 안드로이드용 단말기에서 사용하는 ‘삼성페이 미니’까지 출시하면 삼성페이 생태계는 급격히 확장될 전망이다. 약 500만명으로 추산되는 가입자 규모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의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 630만 가입자를 통해 누적 결제액 1조원을 달성하면서 사업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NHN엔터는 페이코 사업본부와 빅데이터 기반 광고사업을 통합한 신설법인 ‘NHN 페이코 주식회사’ 설립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설립일은 오는 4월 1일로 예정된 상황이다.

그간 페이코는 가맹점을 확대하는 한편 간편송금, 포인트 전환, 세금 납부 등 금융 콘텐츠를 꾸준히 늘려 나갔다. 교통카드‧결제 서비스에 금융 기능을 더한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NHN엔터 관계자는 "페이코는 지난해 기업 내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며 "향후 NHN 페이코 주식회사는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 및 전략적 제휴, 투자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2O 기업들이 선보이는 맞춤형 간편결제 서비스도 늘고 있다.

부동산 O2O 서비스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지난해 11월 간편결제 서비스 다방페이를 출시했다.

세입자가 건물주를 만나 월세를 지급하거나 계좌이체를 진행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순간이 찾아온다. 다방페이를 사용하면 앱으로 월세를 자동 납부하고 세액 공제도 받을 수 있다.

다방페이 이용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다방으로 새 집을 찾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서비스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 다방페이. 스테이션3 제공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모바일 결제 과정을 최소화 시킨 배민페이를 선보였다. 결제 수단인 카드를 최초 1회 등록하고 이후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해 주문하는 방식이다. 빠른 결제수단을 통해 서비스 고객 이용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간편결제 서비스 운영사들이 충성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선점 경쟁에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서비스 장기 이용자를 만드는데 집중한다는 의견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생활 필수 품목으로 자리잡으면서 간편결제 서비스도 송금, 주문 등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며 "서비스 체류시간이 거래액으로 이어지는 만큼 고정 수요층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을 개편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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