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대표팀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kt 외야수 이진영(37), 삼성 정현욱(39) 불펜 코치, LG 투수 봉중근(37)의 공통점은? 바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국민 영웅'으로 떴다는 것이다.

이진영은 2006년 1회 WBC에서 잇단 호수비로 '국민 우익수'로 자리를 잡았고, 정현욱 코치는 2009년 2회 대회에서 5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74로 호투하며 '국민 노예'라는 별명을 얻었다. 봉중근도 2회 대회 때 '일본 킬러'로 활약하면서 안중근 의사에 빗대 '봉의사'로 불렸다. 스타 탄생의 무대인 WBC가 이제 새로운 '국민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깜짝 스타가 절실한 대표팀이다. 이번 제4회 WBC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은 유난히 선수 구성부터 애를 먹었다. 지난해 11월 초 일찌감치 28명의 엔트리를 발표했지만 이후 선수들의 부상과 소속팀 사정 등으로 7명이 교체된 후에야 최종 명단이 확정됐다. 당초 구상했던 선수들의 참가가 불발되면서 전력 약화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속칭 '미친 선수'가 나온다면 이런 우려도 지워낼 수 있다. 국제 대회는 단기전의 특성상 깜짝 스타가 튀어 나오면 경기를 더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한편, 팀의 사기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더욱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WBC에서 '미친' 활약을 펼쳐준다면, '국민 영웅'으로도 등극하게 된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도 '새 얼굴'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은 (의지가) 남다르지 않겠나. 의욕도 넘칠 것이고 하고자 하는 마음도 클 것이다. 잘 해주길 바란다"며 첫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번 28명의 엔트리 중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뛰게 된 선수들은 모두 9명이다. 늦깎이 국가대표가 된 최형우(34·KIA)와 박석민(32·NC)을 비롯해 서건창(28), 김하성(22·이상 넥센), 김태군(28·NC), 박건우(27·두산) 등도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마운드에서는 임정우(26·LG), 원종현(30·NC), 장시환(30·kt) 등 불펜요원이 새롭게 합류했다. '낯선' 국제대회이지만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최형우와 박석민은 해외파 야수들이 빠져나간 빈 자리를 메워 타선을 책임져야 한다. 또 투수 수 제한으로 구원 투수들의 역할이 더 켜지는 WBC에서는 불펜 투수 한 명, 한 명이 중요하다. 깜짝 스타가 많이 나올수록 대표팀도 목표를 향해 더 빠르게 전진할 수 있다.

김주희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