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작년 수입차 시장이 다소 줄었음에도 100억달러를 넘어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폭스바겐의 빈 자리를 고급차가 채우면서 선방했다.

1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 수입액은 106억3,300만달러(약 12조1,000억원)에 달했다. 전년(107억8,400만달러, 약 12조2,8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이는 폭스바겐이 작년 판매량 1만3,178대로 전년대비 63.2%나 폭락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한 것으로 볼만한 성적이다.

국내 자동차 수입액은 2003년 12억1,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10억달러를 돌파한 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만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적어도 5.3%, 많으면 44%까지 확대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작년에 출시한 새 E클래스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수입차 브랜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이런 수입차 시장 선전을 이끈 것은 고급차들이다. 주로 고급 모델이 많은 1,500cc 이상 가솔린차가 수입액 중 절반에 가까운 42억400만달러였다. 전년보다 무려 20.4%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고급 수입차 브랜드들 성장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E-클래스가 무려 2만2,837대 판매된 데 힘입어 총 5만6,343대를 판매량으로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이런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지난 1월 6,848대 판매량으로 내수 완성차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BMW도 4만8,459대를 판매하며 자동차 수입액 100억달러 돌파에 한 몫했다. 이달 중으로 뉴 5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구형 5시리즈 작년 판매량은 무려 1만7,263대였다. 세대 교체를 앞둔 것을 감안하면 아주 높은 성적이다.

그 밖에도 재규어랜드로버를 비롯한 고급차 브랜드들은 적지않은 성장폭을 나타내며 자동차 수입액 증가에 기여했다.

반면 급이 낮은, 실속있는 차들 성적은 급격히 주저 앉은 모습을 보였다. 2,500cc 이하 디젤차 수입액이 33억6,800만달러로 전년대비 19%나 떨어졌다. 무역협회가 자동차 수입액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골프와 티구안 등 저렴한 차종으로 인기를 끌던 폭스바겐의 공백이 크다는 분석이다.

▲ BMW는 올해 새로운 5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BMW코리아 제공

폭스바겐과 같은 그룹인 아우디도 작년 1만6,718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대비 48.6%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런 폭스바겐의 빈 자리를 매운 것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추정된다. 작년 수입차 시장에서 선전한 브랜드 중에서는 토요타, 혼다, 인피니티, 렉서스 등 하이브리드로 잘 알려진 브랜드 성장세가 확연했다. 특히 렉서스ES300h는 작년에 6,112대를 판매하며 세부 모델별 순위에서 BMW 520D, 벤츠 E300에 이은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화물자동차도 작년에 전년대비 85.3%나 급증한 6억6,300만달러 판매액을 기록하며 수입 상용차 인기를 증명했다. 대신 특장차는 1억200만달러 수입액을 차지하며 전년대비 20.4% 감소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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