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진 감독.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의 ‘엄살’ 역시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에게서 배운 것일까. 김세진 감독은 1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신 감독 못지 않게 약한 소리를 했다.

우승 공약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구단 사무국과 얘기를 해봐야겠는데…”라고하더니 “우승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내보겠다. 우승하면 레깅스를 입고 EXID의 ‘위아래’ 춤을 추겠다”고 말했다. 다른 팀과 차별화되는 강점을 묻는 질문에도 김 감독은 “질문을 받고 할 말이 없다. 우리 선수들이 댄스는 더 나은 것 같다”며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김 감독과 신 감독만 ‘사제 더비’인 것은 아니다. 신치용 감독과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 역시 코치 시절 한 배를 탔던 사이다. 모처럼 두 사람과 함께 한 테이블에 앉은 신치용 감독은 “김 감독은 91년 국가대표 코치일 때 만났고, 신영철 감독은 한전 코치일 때 만났다. 지금까지 내가 이 사람들 위에 붙어서 잘 견디고 있다”며 추억을 되새겼다. 이어 신치용 감독은 “결승전에 어떤 팀이 올지 모른다. 혼자 생각했을 때 이왕이면 나랑 오래한 사람에게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지더라도 웃을 수 있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영철 감독 역시 “(신치용 감독에게) 사석에서는 스승님이라고 편하게 얘기한다”고 친분을 드러냈다. 김세진 감독에게도 “코치도 안 거치고 감독으로 성공한 것을 보면 신치용 감독님 아래에서 잘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며 높이 평가했다.

여자부에서는 세 팀의 외국인 선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정철(55) IBK기업은행 감독은 “현대건설전에서는 폴리나 라히모바(35ㆍ아제르바이잔)의 신경을 건드려 성질 나게 만들겠다”고 양철호(40) 현대건설 감독을 자극했다. 양 감독 역시 이에 뒤지지 않고 “폴리의 남자친구가 한국에 들어왔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다. 폴리 외에도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기 때문에 괜찮다”고 맞대응했다.
이정철 감독은 이어 서남원 한국도로공사 감독에게 “데스티니 후커(28ㆍIBK)와 니콜 포셋(29ㆍ도로공사)은 같은 미국 선수이고 국가대표”라며 데스티니가 니콜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우승 팀인 서남원 감독은 우승 요인으로 “니콜이 꾸준히 잘해줬다”고 칭찬하며 “도로공사는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다. 올해 꼭 절실하게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IBK-현대건설의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20일, 한국전력-OK저축은행의 남자부 플레이오프는 21일 막을 올린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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