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아이폰6와 아이폰6S에 이어 최근 아이폰7까지 전원 꺼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애플은 최근 들어 리튬 배터리 특성 때문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 아이폰7(왼쪽)과 아이폰7 플러스.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15일 아이폰 사용자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아이폰6와 아이폰6S 일부 기기에서만 발생한다던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아이폰7에서도 기온 저하에 의한 전원 꺼짐이 발생하고 있다.

기온이 0도 밑으로 떨어진 곳에 스마트폰을 장기간 노출할 경우 배터리 잔량에 관계없이 전원이 차단되는 증상이다. 외부 기온이 0도 이상인 곳에서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로 전원을 추가 공급해야만 전원이 되살아난다.

아이폰6 이후 동일 증상이 아이폰7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애플은 아이폰6S에 대해서만 배터리 무상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2015년 9월과 10월 사이 제조된 아이폰6S에 한한다. 이마저도 특정 일련 번호가 조건에 맞지 않을 경우 교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관련 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애플 공식 수리센터에 방문하지만 해결책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이폰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공식 수리센터에 관련 증상을 문의하니 시스템을 초기화 한 후 재방문 하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시스템 초기화 후 재방문해 진단해본 결과 기기에는 결함이 없다며 배터리를 유상 교환하라는 말만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1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아이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원 꺼짐'을 검색한 결과 기종에 상관없이 꾸준한 게시글이 검색됐다. 관련 커뮤니티 캡쳐

이에 대해 애플 측은 겨울철 꺼짐 현상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폰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6S 일부 기종만 배터리를 무상 교체해주는 것은 초기 생산 라인에서 발견된 결함 때문일 뿐 전원 꺼짐 현상과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아이폰은 0도에서 35도 이내에서만 정상 작동하는 스마트폰"이라며 "0도 밑으로 내려가면 리튬 이온 특성상 분자가 운동을 할 수 없어 전력을 그대로 껴안고 멈추게 된다. 오히려 전원 꺼짐 현상은 일정 부분 리튬 이온 배터리를 보호하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온도에 민감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강한 충격이나 외부 온도에 민감해 발화하거나 전력이 차단되는 경우가 있지만 아이폰처럼 전 기종에서 동일 증상을 보이는 단말기는 전무한 상황이다.

준비중인 개선안에 대해 묻자 "새로운 운영 체제를 기획할 때 기준 온도를 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배터리 특성상 완벽히 개선하기는 힘들다"며 "열전도율을 낮춰주는 가죽 케이스 등을 장착하면 증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일부 시민단체와 아이폰 커뮤니티 회원들은 애플 측의 입장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애플은 동일한 문제로 중국소비자협회가 반발하자 3주만에 애프터서비스(AS) 담당 부회장을 파견하고 공식 사과했다"며 "같은 증상이 발생해도 판매 점유율이 낮은 한국에서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는 등 지속적인 차별 대우를 일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리콜명령 권한이 있는 국가기술표준원은 아이폰 결함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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