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왼쪽)과 요기요 등 배달앱 업체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 알지피코리아 제공

 

배달앱 시장이 수수료 낮추기 등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1위 업체 ‘배달의민족’에 이어 ‘요기요’도 수수료 제로 정책을 빼들며 맞불작전에 나선 것이다. 수수료 문제가 해결 국면을 보이면서 가맹점 증가에 의한 성장까지 예상되는 모습이다.

■ 수수료 프리, 배달앱 무한경쟁 돌입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8일 비전 발표회를 열고 다음달 1일부터 바로결제 수수료를 0%로 낮춘다고 밝혔다. 바로결제는 주문 금액을 앱에서 직접 결제하는 것을 말한다. 수수료 6∼9%는 음식점 업주들이 부담해 왔다. 기존 바로결제 수수료는 2014년 5월 기준 평균 9.5%에서 계속 낮아져 지난달 6.47% 수준까지 내려갔다. 우아한형제들은 외부결제 수수료도 현행 3.5%에서 3%로 인하하기로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바로결제 수수료 0%는 지난 1년간 고민한 결과로 업계에서는 첫 도전"이라며 "매출에 타격을 주겠지만 당장의 매출 증대보다 고객을 늘리는 일에 집중해야 오래가는 회사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배달의민족 전체 매출 가운데 바로결제 수수료가 자치하는 비중은 약 30%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 291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30% 매출을 포기하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한 셈이다.

다음날 경쟁업체인 알지피코리아의 요기요도 주문중개 수수료와 외부결제 수수료가 0%인 상품을 다음달 중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음식점이 일정 수준의 월 고정비만 부담하고 결제 방식이나 주문 건수에 상관없이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방식이다.

상품이 출시되면 원하는 음식점에 한해 해당 계약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가맹할 수 있다. 가맹점으로서는 변동비 성격의 기존 수수료 납부 대신 고정비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생겨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요기요는 전했다.

이로써 양사는 수수료 대신 가맹점 고정비를 통한 수익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 시장가치 2조 배달앱, 업계 블루칩 부상

전문가들은 배달앱 업체들이 수수료를 내리면서까지 경쟁하는 이유는 시장의 지속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졌고 배달 음식점 전체가 문을 닫지 않는 이상 배달앱 시장의 발전은 계속된다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배달앱 시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달앱은 서비스 개시 약 5년여만에 국내 소비자들의 배달 주문 패턴을 뒤바꿔 놓았다. 일일이 찾아야하는 번거로움 대신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간단하게 주문 및 결제를 하면 배달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용자 리뷰를 통한 맛집 추천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개발돼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1인가구가 늘면서 배달음식 수요층이 급증한 점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자체 배달서비스나 배달을 하지 않던 음식점까지 배달앱 가맹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홍보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음식 사업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배달앱은 연신 몸집을 불리고 있다.

특히 영화와 같은 블록버스터급 광고나 유명 연예인들을 기용해 대대적인 홍보에도 열을 올리며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배달통은 각각 배우 류승룡과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웠고, 요기요는 차승원·최지우·유인나·강승윤·악동뮤지션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을 기용했다.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을 통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배달앱 시장은 지난해 1조원에서 올해 2조원 규모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과 오프라인간 연결 사업인 O2O 서비스가 조명 받으면서 IT 기술과 요식업의 결합 콘텐츠인 배달앱의 발전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시장이 블루칩으로 떠오르자 대기업과 외식업협회 등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가 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배달앱 철가방과의 제휴를 통해 시장에 발을 들였고 티켓몬스터와 지마켓도 배달음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다음카카오도 시장 진출을 검토중인 상황이다. 프랜차이즈협회도 전산망과 결제기능을 갖춰 새로운 배달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사의 시장점유율이 총 90%가 넘기 때문에 시장 진입장벽은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총 외식산업의 규모가 12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달앱 규모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수료 인하 건처럼 배달앱과 가맹점, 소비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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