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빠지는 데가 없다. 균형이 잘 잡혔다. 잘 나가고 잘 선다. 거친 조향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편의 시설도 잘 갖춰졌다. 폭스바겐 티구안을 닮은 외형도 매력적이다.

포드가 만든 2017 뉴 쿠가가 그렇다. 봄이 오는 2월, 철원 부근에서 파주 헤이리까지 쿠가를 타고 달렸다. 눈이 소복히 쌓인 산과 주상절리 사이에서 굽은 길을 뚫고 고속도로까지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내 차를 타고 늘 다니던 길을 지나왔다는 착각이 들어서 트립을 확인하는 것도 잊었다. 뉴 쿠가는 편한 차였다.

▲ 2017 뉴 쿠가 디자인은 싼타페나 티구안 같은 인기 SUV와 비슷한 철학을 가졌다. 포드코리아 제공

뉴 쿠가는 전장 4,525mm에 폭 1,840mm로 작은 중형 SUV다. 뒷모습을 비교하면 확실히 작다는 것이 느껴지는 정도다. 공차 중량은 1,850kg다.

외형 디자인은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이다. 포드 앰블럼이 없다면 유럽차로 착각할 정도다. 포드 유럽이 개발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유럽 판매량도 SUV 중 5손가락 안에 든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공간이 컸다. 제원으로 보면 투싼 등 준중형 SUV와 중형 SUV 사이에 있다. 실제 느껴지는 크기는 중형 SUV에 가깝다.

▲ 계기반에 푸른색 바늘이 독특하다. 포드코리아 제공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드라이브로 변속하면 꽤 묵직한 느낌이 든다. SUV이니 무겁겠지 싶었는데 발을 떼고 굴러가는 느낌이 가뿐하다. 2.0ℓ TDCi 디젤 엔진은 최대토크를 40.8kg·m나 낸다. 디젤엔진 치고는 소음이나 진동도 느껴지지 않는다.

가속 능력도 발군이다. 적당히 밟아주니 금새 시속 100km까지 치고 나간다. SUV 중에 이 정도로 가벼운 차가 있었을까 싶었다. 패들쉬프트를 기본 장착하는 자신감이 여기서 나오나 보다.

▲ 내부 공간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넓은 편이다. 포드코리아 제공

이렇게 잘 나가면 조향에서라도 좀 불안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세단 같은 느낌을 준다. 굽이진 산길에서 앞 차를 따라가다보니 과격하게 차를 몰아붙였는데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운전석도, 조수석도 마찬가지였다.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거나 밸런스가 아주 잘 잡혀있었다.

상시4륜구동(AWD)이니 당연하다고 볼 수는 있겠다. 그래도 복합연비가 12.4km/ℓ이나 나온다. 속도를 150km/h를 넘게 올리는 데도 무리가 없다. 승차감은 SUV 보다는 세단에 가깝다.

▲ 실내 인테리어는 미국과 유럽 스타일을 합쳐 놓은 모습이다. 포드코리아 제공

자동으로 셔터를 개폐하는 ‘액티브 그릴 셔터’도 한 몫 해준다. 엔진 작동 온도를 이상적으로 유지하고 공기 역학적으로 유리한 부분을 점해서 연비와 주행에 도움을 준다.

오디오는 소니의 것을 사용한다. 고급까지는 아니라도 충분히 쓸만하다. 그 밖에 센터페시아나 디스플레이도 큼직하니 보기 좋다. 국산차만큼 꼭 맞지는 않아도 유럽차나 미국차와 비교하면 괜찮은 편이다.

▲ 적재공간은 여느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포드코리아 제공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과 자동 조사각 조절 기능을 갖춘 바이제논 HID 헤드램프,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등 수준 높은 편의 기능들도 있다. 잘 작동한다. 에어백은 7개가 달려있다.

시승 중 부족하다고 느낀 곳이 단 하나도 없었다. 특별히 뛰어난 점도 없었지만 가격은 4,000만원 대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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