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쇼핑 보유지분을 블록딜로 처분, 3,000억대 현금을 마련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5.5%(173만883주)를 전날 모건스탠리를 통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주당 매각금액은 16일 종가에서 11% 할인한 22만6000원으로 총 3,900억원이다.
 
보유 지분 13.45%(423만5,883주) 중 지난달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증여세 납부 등을 위해 대출 담보로 잡힌 7.95%(250만5,000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 전부다. 이날 롯데쇼핑 주가는 6.10% 급락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을 비롯한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행동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포기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부인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정확한 매각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은 속도를 내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지분 측면에서 가장 대등한 관계를 형성했던 회사가 롯데쇼핑으로 지분 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됐다”며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신 전 부회장 롯데쇼핑 지분 매각이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1월 실행했던 담보대출을 상환하고 6개월 후 나머지 롯데쇼핑의 지분을 전량 매도하더라도 지주사가 보유하게 되는 롯데쇼핑 지분은 50%를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 신 전 부회장이 확보한 현금으로 대흥기획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제과 주식과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알미늄 주식을 매입할 경우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가 상당 부분 해소돼 지주사 전환이 오히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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