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선수단/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첫 평가전에서 '경기 감각'과 '세밀함'을 숙제로 받아 들었다.

대표팀은 19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0-4로 졌다. 4안타 빈타 속에 패배를 당하면서 타격감 회복이 첫 번째 과제로 떠올랐다. 대표팀은 이날 이용규(한화·중견수)와 민병헌(두산·우익수)을 선발 테이블세터로 구성했다. 중심타선은 최형우(KIA·좌익수), 김태균(한화·1루수), 손아섭(롯데·지명타자), 박석민(NC·3루수)으로 꾸렸고, 뒤를 서건창(넥센·2루수), 양의지(두산·포수), 김재호(두산·유격수)가 받쳤다.

하지만 실전이 오랜만이었던 만큼 타자들은 상대 투수의 빠른 볼에 쉽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날 요미우리 선발로 나선 마일스 미콜라스는 시속 146km의 직구를 던졌고, 아르키메데스 카미네로는 최고 시속 154km의 강속구를 뿌렸다.

결국 서건창과 양의지, 김재호, 대타 김하성(넥센)이 각각 1안타씩만 때려냈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침묵했다. 테이블 세터는 단 한 차례도 출루하지 못했다. 8회 2사 2루에서 대타로 나선 이대호(롯데)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기대를 모은 거포 최형우와 김태균도 나란히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타자들의 타이밍이 늦었다"며 "그동안 훈련을 열심히 했지만, 실전에서 투수 공을 직접 보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타자들이 오늘 경기를 빠른 공에 대처하고, 변화구를 치는 방법을 되살리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22일 요코하마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가진 뒤 한국으로 돌아와 호주, 쿠바와 평가전을 치르다 보면 타격감은 자연스럽게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도 들어 있다.

또 다른 숙제는 수비다. 대표팀은 이날 세밀함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0-1로 뒤진 6회 무사 1루에서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이 대타 세페다 크루스에게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지만, 포수 양의지와 1루수 오재원이 서로 미루다 공을 잡지 못했다. 이후 크루스는 차우찬에게 좌전 안타를 때려내고 출루해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는 사카모토 하야토의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좌익수 최형우가 처리하지 못했다. 최형우가 뒤로 흘린 공을 따라가는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점수는 0-3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두 차례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허술한 수비가 실점까지 연결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컸다. 김인식 감독은 "야수들의 수비나 상대 빠른 주자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건 아쉽다. 평가전과 훈련을 통해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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