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김병철은 공유, 송중기, 박보검을 아우르는 남자다. 여심을 공유의 것으로 만든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도깨비)에서는 간신 박중헌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태양의 후예’(태후)에선 ‘우럭 닮은 양반’으로 불리며 송중기에게 구보를 시켰다. 또 ‘구르미 그린 달빛’(구르미)에서는 극중 왕세자 박보검의 스승으로 나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박 드라마에는 모두 김병철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태후’에 이어 ‘도깨비’까지 김은숙 작가 작품에 연이어 출연해 ‘김은숙의 남자’로도 불리고 있다. 김병철에게 인기를 얻은 기쁨을 들어봤다. 
 
“‘도깨비’로 축하한다는 말 처음 들어”
지난 설에 큰 집에 갔는데 큰어머니가 축하한다고 하더라. 그런 얘기 처음 들어봤다. ‘열심히 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깨비’를 좋아해준 것 같다. 유독 이번에 남다르게 들리더라. ‘태후’ 때와는 느낌이 약간 달랐다.

“‘도깨비’ 잘 될 줄 알았다”
‘도깨비’ 대본이 워낙 재미있었다. 이응복 감독이 연출을 맡아 어느 정도 잘 될 줄 예상했다. 이 감독 특유의 감성이 있다. 그런데 내 역할이 이 정도로 주목 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김은숙 작가가 ‘잘 할 줄 알았다’고”
‘태후’를 준비할 때 이 감독이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연락을 줬다. ‘GP506’ 아니면 ‘알 포인트’였을 거다. ‘도깨비’는 회사에서 먼저 하겠다고 찾아간 거 아닌가(웃음)? 도움이 되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했다. 김 작가가 ‘너 잘 할 줄 알았다’고 했다.
 
“간신 분장 스스로 잘생겨 보여”
박중헌을 위해 눈썹도 붙이고 아이라인도 그리고 분장을 좀 진하게 했다. 내가 봐도 좀 잘생겨 보이더라(웃음). 김 작가도 ‘잘 생겨졌다’고 했다. 분장 전이 잘생겼다는 사람도 있는데 각자의 취향이니까~. 어쨌든 잘생겼다는 얘기를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어린 왕여 망치는 모습 섬뜩”
다들 박중헌이 악귀가 돼 다시 등장하는 장면이 섬뜩했다고 하더라. 생각지 못한 장면으로 등장해 허를 찌르는 면이 있었지만 스스로 섬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린 왕여와 연기하면서 위험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 아이를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고 한 사람 인생을 망치는 느낌이 들었다.

“유인나도 박중헌 연기에 반해”
종방연 때 유인나가 “박중헌 톤이 특이하다며 어떻게 연기했냐”고 묻더라. 대본이 워낙 잘 쓰여 있어 자연스럽게 장면이 연상된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비슷할 거다.
 
“박명수 간신 패러디 잘 어울려”
박명수가 간신을 패러디한 모습을 봤다. 정말 잘 어울리더라. 간신 캐릭터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줘서 감사하다. 악역이라 광고에 어울리지 어떨지 모르겠다. 섭외가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박중헌의 혀가 검붉은 이유는”
박중헌은 생전뿐만 아니라 죽은 다음에도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검붉은 혀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쉽게 말해 나쁜 짓을 많이 해서 혀가 썩었다? 혀에 식용색소를 발랐는데 착색이 잘 안 됐다. 삼켜도 되지만 망설여지더라. 침을 뱉으면 진한 녹색이었다. 왠지 외계인, 괴수가 된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었다. ‘내가 진짜 악귀가 된 건가?’생각했다.
 
“분장 2시간 밖에 안 걸려 감사”
분장은 2시간 정도 걸렸다. 이엘이 삼신할매로 분장하는데 5시간 걸렸다는 얘기를 듣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2시간 밖에 안 걸려서 ‘정말 편한 거구나’했다.
 
“‘도깨비’ 신스틸러는 삼신할매”
삼신할매가 은탁의 담임을 만나서 대화하는 장면도 좋았다. “더 좋은 선생일 수 없었냐”고 했는데,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면 뭐라고 대답했을까 고민했다. 그 장면에 먹먹했다. 이엘과 같은 스타일 좋아하냐고? 너무 좋다~.

“간신 말고 지은탁?”
간신 말고 탐나는 역할은 지은탁? 농담이다. 박중헌이 제일 좋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으면 박중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역할 자체가 매력 있었다.
 
“조우진과 닮았다고? 내가 이득”
조우진은 종방연 때 처음 봤다. 실제로 보니 나보다 훨씬 멋있더라. 닮았다고 하는데 내가 이득본 것 같다. 헤어스타일, 얼굴 표정 등이 비슷하게 보일 때가 있었다.
 
“인기 드라마만 출연? 앞으로도 쭉 이랬으면”
데뷔한 지 15년 만에 ‘태후’ ‘구르미’ ‘쇼핑왕루이’ ‘도깨비’ 등 운이 좋게 인기 드라마에 계속 출연했다. 앞으로도 쭉 이랬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들과 작업해서 기회가 많이 생긴 것 같다.
 
“실제 나이? 궁금하면 알려줄게”
일부러 나이는 포털사이트에 게재하지 않았다. 궁금하면 개인적으로 알려줄 수 있다. 몇 살인지 정확히 알면 선입견이 생기는 것 같다. 굳이 비밀은 아니다. 결혼은 아직 안 했다.
 
“내가 여자라면 공유!”
송중기는 사람을 은근슬쩍 챙겨주는 매력이 있다. 리더십도 있는 편이다. 박보검은 주변 사람들한테 스스럼없이 잘한다.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하지 않나. 공유는 경험이 많아서 여유가 있다.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줬다. 내가 여자라면? 요즘은 다들 공유 아니냐? 대세에 따라가는 게 좋다(웃음).
 
“‘도깨비’ 시즌2 나도 하고 싶어”
시즌2 얘기는 못 들었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도 하고 싶다. 박중헌 말고 전혀 다른 역할도 가능하지 않을까? 박중헌이 환생해서 나타나려면 ‘도깨비’ 시즌2는 아마 미래 SF가 될 거다. 한참 후에나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태후’ 보다 ‘도깨비’ 인기 더 커”
‘도깨비’는 나를 더 알리게 된 작품이다. ‘태후’ 때 보다 반응이 좀 더 강하다.‘태후’ 캐릭터도 나름대로 사랑스러운 역이었는데 이번에는 다시 등장하는 장면 등이 색달라 시청자들이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
 
“소통하는 배우 되고 싶어”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은 되게 어렵다.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5월 방송 될 MBC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에서는 아버지의 기대에 못 마치는 아들 역을 맡았다. 또 다른 악역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 역을 하고 싶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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