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롯데가 이번 주 초반 계열사별로 대표이사 선임을 시작해 주 후반에는 임원인사를 모두 마무리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체제로 전환 후 첫 인사인 만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의 이번 인사는 젊은 중진급 임원들이 대표로 대거 임명돼 각 계열사별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신동빈 회장 체제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황각규-소진세' 투톱 체제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특히 작년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사장단 인사를 거의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대규모 조직개편과 대폭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 그룹 안팎의 얘기다.

20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정기 임원인사 절차가 이주에 이뤄질 예정이다. 오는 21일 롯데제과와 롯데케미칼 등 화학 및 식품 계열사 이사회를 시작으로, 22일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 23일 호텔롯데 등 서비스 계열사 순으로 각 계열사 이사회를 잇달아 연다.

보통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연임과 교체 여부를 포함해 임원 인사 안건을 처리한 뒤 공식 인사를 발표해 왔다. 이에 따라 늦어도 24일에는 그동안 미뤄뒀던 정기 임원인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주엔 인사 대상자들 대부분에게는 승진, 전임, 유임 등 내용이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뉴롯데의 '2인자'로 누가 임명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 회장은 부회장을 별도로 선임하지 않는 대신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경영혁신실 수장으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황각규 사장이 그룹 2인자 자리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황각규 사장이 이끌 경영혁신실은 재무, 인사, 커뮤니케이션, 가치혁신팀 등 4개 팀으로 이뤄져 운영될 방침이다.

신동빈 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진 소진세 사장은 사회공헌위원회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는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의 상생 이미지 재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정책본부가 축소 재편됨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는 현장 중심의 책임 경영이 더욱 중요해질 예정이다.

앞서 롯데는 맥킨지 컨설팅 결과를 거쳐 93개의 계열사를 △유통 △식품·제조 △화학·건설 △호텔·서비스 등 4개 BU체제로 재편키로 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가 신설되는 유통BU장에,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식품BU장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가 화학BU장에,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가 호텔서비스BU장에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4개 BU장의 평균 연령은 만 62.75세로 60대를 전진 배치, 세대교체를 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존 사업군별 대표 계열사의 사장이 BU장을 겸임하는 체제여서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전무의 롯데홈쇼핑 대표 가능성이 거론되며, 호텔신라 출신인 김정환 호텔롯데 개발부문장이 대표이사직을 맡는 것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과 롯데마트 등 일부 계열사는 현 대표인 장선욱 대표, 김종인 대표가 각각 유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은 경영 비리와 관련된 검찰수사를 계기로 준법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의 기업문화 개선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인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뉴롯데'를 향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 상장 준비를 재개하고,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한 올해 채용계획이나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우선은 4월에 있을 롯데월드타워 개장 준비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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