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애니메이션 ‘트롤’은 행복을 이야기한다. 걱정과 시름 따위 벗어 던지고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자는 단순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혹자는 그간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메시지라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롤’은 단연 매력적이다. 드림웍스 특유의 ‘못매’(못생긴데 매력 있는)캐릭터들의 향연과 컬러풀한 색감으로 수놓은 스크린이 92분 내내 관객을 미소 짓게 한다.

트롤은 북유럽 신화 속 등장하며, 1960년 대를 기점으로 행운을 가져다 주는 숲 속의 요정이 됐다. 애니메이션 ‘트롤’은 이 설정을 그대로 옮겨왔다. 매일이 파티인 트롤들은 늘 행복을 노래한다. 넘치는 해피 바이러스는 전염된다. 심지어 트롤을 먹으면 영원히 행복해지기 때문에 이들을 노리는 이들도 있다. 만사 우울한 버겐들이다. 급기야 버겐은 트롤을 납치하기에 이르고 트롤왕국의 공주 파피(안나 켄드릭)는 걱정병 친구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친구들을 구하러 떠난다. ‘진짜’ 뮤직 어드벤처가 펼쳐지는 출발점이다.

사실 트롤이 영화에 등장하기는 처음은 아니다. ‘반지의 제왕’‘겨울왕국’등에 모습을 비췄지만, 행복한 이미지의 요정은 아니었다. 때문에 ‘트롤’ 속 트롤의 해피 바이러스는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온다.

캐릭터들의 서사 역시 탄탄하다. 주인공인 파피와 브랜치의 깜찍한 로맨스 외에도 버겐왕국의 시녀 브리짓(주이 디샤넬)과 왕자 그리스틀(크리스토퍼 민츠 프래지)의 러브스토리가 꽤나 흥미진진하다. 마치 ‘신데렐라’처럼 애잔하다가도 빵 터지는 코믹함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늘 주눅 들어있는 브리짓이 트롤 친구들을 만나 자신감이 충만한 여자로 변하는 과정이 꽤나 훈훈하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쉬운 내러티브로 ‘어린이’관객만 겨냥한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늘 내일을 걱정하며 사는 현대인에게 전파하는 ‘긍정’에너지가 상당하다. “트롤들의 단순함과 불완전함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윌튼 도른 감독의 말이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이기도 하다.

트롤들의 오색찬란한 머리카락만큼 OST에도 흥이 넘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부른 주제곡 ‘캔트 스톱 더 필링!(Can’t Stop the Feeling!)’을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의 ‘(데이 돈트 노우(They Don't Know)’가 귀를 즐겁게 한다. 유명 올드팝도 포진돼 있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The Sound Of Silence)’, 라이오넬 리치의 ‘헬로(Hello)’, 신디 로퍼의 ‘트루 칼라(True Colors)’, 도나 서머의 ‘아이 필 러브(I Feel Love)’, 어스 윈드&파이어의 ‘셉템버(September)’ 등이 ‘트롤’ 버전으로 흥겹게 재탄생 돼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반가운 목소리도 등장한다. 박형식과 이성경이 한국어 더빙을 맡아 파피와 브랜치를 연기했다. 오리지널 버전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안나 켄드릭 못지않은 호흡과 화음을 자랑해 눈길을 끈다.

양지원기자 jwon04@sporbiz.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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