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올 들어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차 창작물 산업이 속도를 낸다. 다양한 작품들이 게임과 영화로 리메이크 될 예정이다.

▲ 현재 제작을 확정했거나 촬영에 돌입한 웹툰 원작 영화들. 왼쪽부터 찌질의 역사, D.P 개의 날,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 청소부 K. 사진=네이버웹툰, 다음웹툰, 탑툰 캡쳐. 그래픽=채성오 기자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웹툰 IP를 활용한 게임과 영화들이 제작중이다.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은 레진엔터테인먼트와 다이스필름이 공동제작을 맡았다. 이 작품은 탈영병을 잡는 헌병대의 삶을 그려낸 이야기를 담아냈다. 2015년 레진코믹스 연재 후 누적 1,0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다이스필름과 시나리오 작업 및 캐스팅 등 본격적인 사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 찌질의 역사(김풍·심윤수), 치즈인더트랩(순끼), 신과함께(주호민),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제피가루), 청소부 K(신진우·홍순식) 등 다양한 웹툰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한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웹툰은 글과 그림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 및 콘티로 만들 때 기존 창작물보다 준비 과정이 빠르다”며 “연재를 통해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2차 창작물에 대한 사전 반응도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도 웹툰은 인기 IP로 평가받는다. 노블레스, 외모지상주의, 미생, 하이브, 편의점 샛별이 등 인지도 높은 웹툰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중이다.

복수의 게임업체 종사자들은 “게임사들이 웹툰 IP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캐릭터와 스토리 때문”이라며 “인기 웹툰 IP를 사용하면 독자가 곧 사용자가 되기 때문에 홍보와 마케팅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웹툰 IP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된 콘텐츠라고 해도 무조건적인 흥행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웹툰 IP 기반의 영화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내부자들(707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95만명)’ ‘이끼(335만명)’ ‘이웃사람(243만명)’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을 기반으로 제작된 ‘갓 오브 하이스쿨 with 네이버웹툰’과 ‘2017갓오브하이스쿨 with 네이버웹툰’을 제외하면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100위권 내 진입한 게임이 전무한 실정이다.

▲ 현재 개발을 확정했거나 제작중인 웹툰 원작 게임들. 왼쪽부터 치즈인더트랩, 노블레스, 편의점 샛별이. 사진=네이버웹툰, 탑툰 캡쳐. 그래픽=채성오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 IP 기반 콘텐츠는 꾸준히 재가공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연재를 통한 인지도 면에서 창작물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흥행에 성공하면 다양한 분야로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으며 제작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때문에 규모가 작은 플랫폼 및 게임업체도 제작에 참여하지만 콘텐츠 완성 속도가 더딘 실정이다.

중소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포털이나 대기업의 경우 대규모 인력과 인프라를 통해 콘텐츠 제작 과정이 순조로운 반면 중소 플랫폼은 한 작품을 만들기도 버거운 현실”이라며 “특히 장기적인 반응을 살피는 영화와 달리 모바일 게임은 실적 반영이 빠르기 때문에 유명 웹툰에 대한 계약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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