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출발위반 제재가 강화된 경정에서 '스타트형' 보다 '선회형' 선수들의 초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김동민이 경정 시즌 초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김동민은 올 시즌 강력한 1턴 전개로 4회차 경주가 끝난 현재 6승을 기록하며 다승부문 1위에 올라있다. 2015년 1승, 지난해 4승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 김동민.

김동민은 지난해까지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며 기량이 쇠퇴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특히 개인사정으로 경주 출전 횟수가 줄어들며 실전 감각까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회차 첫 온라인스타트(선수들이 계류장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방식) 경주에서 모터 배정 운이 따라준 덕분에 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2회차 경주부터는 전성기 기량을 뽐내며 5연승을 질주했다. 2회차 2일째 경주에서 경주전개가 불리한 바깥 코스를 배정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모터기력을 100% 활용하며 과감한 휘감기로 우승을 거머쥐었고 3회차 경주에서는 출전한 모든 경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다만 4회차 경주에서는 3회 경주에 출전해 모두 입상해 실패했다. 연승에 대한 부담으로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오히려 부담을 떨친 만큼 남은 경주에서는 더욱 선전할 것으로 경정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2011년 기록한 개인 최다승(28승)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동민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올 시즌 달라진 경정 룰에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팬들의 관람편의와 공정하고 다이내믹한 경주를 위해 올 시즌 출발위반 제재기준 변경, 주선보류제도 개선, 신인경주 운영, 경주시간 변경 등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강화된 출발위반 제재가 시즌 초반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연간 출발위반 2회 시 주선보류(출전정지) 1회가 주어졌지만 올 시즌부터 출발위반일로부터 2년 이내 누적 2회 시 주선보류 1회가 주어진다.

출발위반 제재 강화로 과감한 스타트 전략을 구사하던 선수들은 출발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이 때문에 올 시즌에는 ‘스타트형’ 보다 ‘선회형’ 선수들이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 실제로 올 시즌 현재까지 선회형 선수들의 입상이 늘었다는 것이 경륜경정사업본부 측 설명이다. 김동민 역시 1턴 전개에 강점을 가진 만큼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턴 경합 결과가 우승의 향방을 가르는 비중이 큰 경정에서 이는 중요한 변화다.

김동민 외에도 과거의 강자들이 달라진 룰에 빠르게 적응하며 시즌 초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김종민이 현재까지 총 8회의 경주에 출전해 4연승 포함 총 5승을 거두며 ‘종이 호랑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떼어내고 있다. 특히 김종민은 개인통산 391승으로 한국경정 최초 400승 달성 대기록을 두고 길현태(383승)와 경쟁을 펼치고 있어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 외에 김효년이 총 7회 출전해 4승을 따냈고 민영건도 11회 경주에 나서 5승을 거두며 노장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복형 선수’였던 권일혁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1턴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올 시즌 7회 경주에서 3승을 챙기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김응선, 서휘 역시 각각 4승, 3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경정전문가는 “시즌 초반이라 이들의 부활을 100% 낙관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