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그룹 사옥 사진 합성.

[한스경제 송남석] 우리나라 신용평가사들의 이른바 ‘물평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대기업에 부여된 신용평가등급이 국내와 국제 신용평가사들 간에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이 국내 신평사로 부터 받은 평균 등급은 1.6(AA+)인 반면, 해외에서는 6.4(A)를 받았다. 무려 4.8등급의 평균 편차를 보였다.

대기업 86.3%가 국내 신평사로부터 최고 등급인 1~2등급(AAA~AA+)을 받았지만, 국제 신평사들로부터는 대부분 7등급(A-) 이하를 받는데 그쳤다. 차이가 있다면 공기업과 금융사는 상대적으로 괴리가 크지 않았다는 점 뿐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014년부터 작년까지 3년 간 국내 및 해외 주요 신평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51개 대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국내와 해외 신평사 간 격차가 4.8에 달한다는 것은 국내 신용 등급이 해외보다 21.8% 가량 고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신용평가 등급이 높으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지만, 등급이 낮으면 발행 금리가 높아져 자금조달에 부담이 된다.

국내 신평사들은 51개 대기업 중 44개사(86.3%)에 1~2등급(AAA~AA+)을 줬다. 반면 해외 신평사는 공공기관 12곳(23.5%)에 3~4등급(AA~AA-)을 부여한게 최고였고,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4등급(AA-) 이하를 줬다.

국내외 신평사의 등급 차이는 롯데쇼핑이 8로 가장 컸다. 롯데쇼핑은 국내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2등급(AA+)을 받았는데, 해외에선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모두 10등급(BBB-)을 받아 투자 부적격 등급을 가까스로 면했다.

이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이마트 ▲에스케이엔에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카드 등 9곳은 7등급 차이를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2등급(AA+), 해외에서 9등급(BBB)을 받았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국내 3대 신평사에서 모두 4등급(AA-)을 받았고, 해외 무디스와 S&P로부터 투기등급인 11등급(BB+)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이어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각 6.7등급 차이) ▲KT(6.3등급 차이) ▲SK텔레콤 ▲현대제철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CC ▲부산은행(각 6등급 차이) 순이었다.

특히 현대차와 케이티, SK텔레콤, 부산은행은 국내 3대 신평사들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AAA)을 받았는데, 해외 신평사들로부터는 7등급(A-) 수준의 박한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기아차 ▲현대캐피탈(각 5.7) ▲현대해상 ▲대구은행(각 5.5),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5.3), LG화학 현대글로비스 광주은행(5.0)이 5등급 이상의 격차를 보였고, 5등급 미만 격차는 대부분 공기업과 금융사들에 해당됐다.

공기업들은 대부분 국내·외 신평사의 신용등급 간 격차가 3 미만으로 양호했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증권금융이 2등급 차이로 가장 작았고, ▲한국석유공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은행 ▲한국전력공사(각 2.3),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각 2.5), ▲중소기업은행 ▲한국가스공사(각 2.7) 순으로 격차가 작았다.

한편, 국내 평가는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개사의 등급 평균치를, 해외 평가는 무디스(Moody’s),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Fitch) 등 3개사의 등급 평균치를 기준으로 했다. 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를 1로 보고, 부도상태인 C~D등급까지 총 22개 구간(신용평가 등급표 참조)으로 구분했다.

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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