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도심에서는 촛불집회와 이에 맞서는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촛불집회가 열렸고,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태극기집회를 진행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 촉구, 특검 연장, 공범자 구속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는 달리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를 중심으로 결집한 탄기국 측은 태극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탄핵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는 어떨까.

한국스포츠경제는 각 집회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비와 함께 2017년 2월 9일부터 19일까지 약 11일간의 온라인 동향을 조사했다.

분석키워드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온라인 뉴스,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SNS에 게시된 글 8만675건, 댓글 94만512건을 수집·분석했다.

키워드 언급량이 가장 많은 날은 11일로, 제 15차 촛불집회가 열린 날이다. 퇴진행동 측은 이날 오후 8시 50분 기준 전국 80만명의 참가자가 집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촛불집회 참가 인원 중 가장 많은 인파다.

같은 날 탄기국도 전세 버스를 대절하는 등 전국에 흩어진 탄핵 반대 세력을 규합했다. 서울 대한문에 모인 이들은 태극기를 들고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촛불집회에 대한 댓글 83만8,554건을 분석한 결과 긍정적 의견은 67%(부정 33%)로 집계됐다.

▲ 그래픽= 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긍정적 평가 가운데 약 70%가 ‘자발적인 민심을 대변한다’는 의견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빠른 퇴진을 요구하며 자발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현 세태를 반영하고 있었다.

‘촛불을 통한 부정부패 척결을 기대한다’는 의견은 18%였고, ‘빠른 탄핵집행을 요구한다(18%)’ ‘촛불은 평화 시위(2%)’ 순으로 이어졌다.

부정적 평가는 의견별로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촛불집회에는 특정세력이 개입했다’는 의견이 관련 댓글의 35%를 차지했고 ‘언론의 편향성(30%)’ ‘정치선동을 위한 도구(25%)’ ‘젊은층만 참여한다(10%)’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태극기집회와 연관된 댓글은 촛불집회 데이터보다 적었다. 관련 댓글을 분석한 결과 긍정은 31%에 그친 반면 부정적 의견의 경우 69%에 달했다.

▲ 그래픽= 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부정적 평가의 경우 57%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의견이었다. 앞서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와 최근 특검 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음에도 무조건적인 탄핵 반대만 주장한다는 것.

이어 ‘성조기‧태극기 사용 및 과격행위에 대한 반감’이 17%로 나타났고 ‘관제데모이기 때문(14%)’ ‘노인들만 참여하는 시위(12%)’ 순이었다.

긍정적 평가는 ‘왜곡보도, 과소평가 등 태극기집회에 대한 언론 편향성(32%)’과 ‘태극기집회를 지지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다(32%)’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뉴스를 제외한 게시글과 댓글의 키워드 언급 빈도를 살펴보면 각 집회에 대한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촛불집회 관련 키워드에서는 ‘탄핵(15만492회)’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헌재의 탄핵안 인용과 특검의 조속한 수사를 바라는 의견이 반영됐다.

다음으로 ‘촛불시위(6만3,611회)’가 뒤를 이었다. 지난 18일까지 총 16회의 촛불집회가 진행된 가운데 퇴진행동 측은 오는 25일을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전국 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태극기집회와 관련된 키워드는 ‘태극기집회(7만7,489회)’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어 ‘탄핵(4만5,699회)’ ‘대통령(2만7,491회)’ ‘애국(2만466회)’ ‘보수주의(1만6,800회)’ 순이었다.

현재 태극기집회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한편 자신들이 애국 보수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한국스포츠경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촛불집회 인파가 증가한 이유는 특검 연장, 탄핵 인용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25일은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된 만큼 지난주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태극기집회 지지자들도 대거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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