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취임한지 두 달을 맞은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발길이 분주하다. 지난해 말 취임 일성에서 ‘고객과 현장이 의사결정 기준’을 가슴깊이 새기며 현장의 진짜 목소리를 들으려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김 행장이 영업장들에게 구두를 선물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23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김 행장은 인천 원당 지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8개 지점을 방문했다. 인천 원당 지점은 김 행장이 지점장으로 처음 발령받은 곳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취임식을 하던 날 별도의 신년회 대신 지점과 거래처를 방문했을 때 첫 방문 지점으로 선택한 곳이기도 하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기 위함으로 보인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었다.

▲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지난 10일 충북 충주연수원에서 열린 ‘2017년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김 행장은 현장 위주 영업을 강화하자는 뜻에서 3년 임기 동안 전국 660개 점포를 한 번씩 가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되 영업 현장은 강화하려는 전략 구상도 드러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점을) 정해놓고 방문하시는 것은 아니고, 업체방문과 같은 일이 있을 때 그 주변의 영업점을 함께 찾는다”라며 “지점장, 직원들과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애로사항을 듣고 고생하는 직원들도 격려하는 자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은행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원동력은 점포와 영업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본부에서 접목해 제도를 개선하거나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데 힘쓰고 있다.

지난 10일 있었던 ‘2017년 전국 영업점장 회의’도 “영업 현장에 답이 있다”는 김 행장의 경영 슬로건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행장은 이날 전국 영업장들에게 구두를 선물했다. ‘직접 발로 뛰며 고객과 현장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취지다.

구두를 선물하자는 것도 김 행장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의 필요조건인 이익을 확보하고, 기업-개인, 이자-비이자, 은행-비은행, 국내-국외 간의 균형성장과 비대면채널 혁신과 대면채널 개편을 통해 미래를 선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 김도진 기업은행장(왼쪽)이 영업점장에게 구두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김 행장은 은행 내에서 ‘전략통’으로 통한다. 1985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부장, 카드마케팅부장, 기업금융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14년부터 경영전략그룹장을 맡아왔다. 불확실한 환경에도 조직의 안정을 유지하며 일관성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행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렇게 ‘영업현장 중시’를 앞세우며 기업은행은 올해 수익성 중심의 핵심역량 변화 추진 ▲ 이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 신(新)고객경험 가치 극대화 ▲ 효율 중심의 업무 프로세스 재구축 등을 4대 중장기 전략 방향으로 정했다. ‘끊임없이 현장을 누비며 고객과 직원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겠다’는 김 행장의 포부에 은행권의 이목이 쏠린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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