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리뷰

[한스경제 양지원]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시리즈 ‘로건’이 베일을 벗었다. 선혈이 낭자하는 핏빛 액션에 배어든 짙은 감성이 돋보였다.

‘로건’은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이 어린 소녀 로라(다프테 킨)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감성 액션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마지막 시리즈인만큼 기존의 막강한 울버린이 아닌 인간이자 나약한 로건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늙고 힐링팩터 능력을 상실한 로건이 적에게 무지막지한 공격을 당하거나 산 중턱을 오르며 헉헉대는 모습이 다소 낯설기까지 하다.

비록 능력은 잃어가지만, 로라를 지키는 마음은 각별하다. 사이보그 용병집단 리더 도널드 피어스(보이드 홀브룩)에게 쫓기는 로라를 성치 않은 몸으로 끝까지 책임진다. ‘인간’ 로건을 대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로라는 로건을 쏙 빼닮은 아이로, 로건과 똑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 작은 체구의 소녀가 거칠게 적을 때려잡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로라를 연기한 다프테 킨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수백명의 오디션을 뚫고 합격한 이 소녀는 휴 잭맨과 함께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춧돌 역할을 해냈다.

새로운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다. 잔인한 용병으로 돌아온 보이드 홀브룩의 마성적인 연기가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로건에게 “당신 팬이었다”고 말하며 능글맞게 웃는 신은 보이드 홀브룩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묵직한 호흡을 유지한다. 마치 로건의 마지막을 알리듯 웅장한 OST가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여기에 휘황찬란한 액션은 아니지만, 사실적인 격투신과 액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만큼 잔인하다. 핏빛 선혈이 낭자하며 과감한 연출이 눈에 띈다. 평소 잔인한 장면을 잘 못 보는 관객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건’은 박수 받을 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힘을 잃은 로건과 그런 그의 곁에 있는 로라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늘 쫓기듯 살아간 로건에게 평범한 삶을 권유하며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말하는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의 대사가 머릿속에 맴도는 이유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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