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사회, 경주마 농가에 무료 교배 지원
▲ 국내 최고의 씨수말 ‘메니피’. 메니피와 교배 비용은 1회당 3,000만~5,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마사회는 6월 30일까지 경주마 생산농가 지원을 위해 메니피와 무상 교배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한국경마의 독보적인 씨수말(씨를 받기 위해 기르는 수말) ‘메니피’가 교배를 시작했다.

한국마사회가 2009년 약 40억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미국에서 들여온 메니피는 현재 전북 장수에 위치한 마사회 장수목장에 머물고 있다. 마사회는 6월 30일까지 경주마 생산농가 지원을 위해 메니피와 교배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메니피와 교배는 무상으로 진행되지만 교배비용을 돈으로 따지면 1회당 3,000만~5,000만원이 될 것으로 마사회 측은 추산하고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는 약 100여두의 경주마 씨수말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씨수말이 바로 메니피다. 메니피의 혈통을 물려받은 경주마들이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경마 최초로 서울ㆍ부경(부산경남) 통합 삼관마에 등극한 ‘파워블레이드’를 비롯해 2014년 대통령배와 그랑프리 우승마 ‘경부대로’, 2015년 코리안더비 우승마 ‘영천에승’, 2012년 코리안오크스 우승마 ‘라이징글로리’ 등 쟁쟁한 실력의 경주마들이 모두 메니피의 자마다.

자마들의 성적이 우수한 덕에 메니피는 최근 6년간 리딩사이어(자마들의 수득상금)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메니피는 이번 교배지원사업 기간 총 60두의 암말과 교배가 예정돼 있다. 올해 메니피의 첫 ‘씨앗’은 제주도에서 온 암말이 받았다. 바다를 건너 메니피를 찾아온 이유는 그만큼 경주마 번식에 있어 좋은 혈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승용마는 대부분 인공수정을 하지만 경주마는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교배를 한다. 인공수정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좋은 유전자를 배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씨수말로 남은 활동기간 등을 고려할 때 메니피의 가치는 100억원에 육박한다는 것이 마사회 측 설명이다. ‘재테크보다 말(馬)테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경마 최고의 씨수말답게 메니피에 대한 관리는 세심하게 이뤄지고 있다. 메니피는 올해 21세다. 말의 평균 수명이 약 3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령이다. 최근에는 심장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한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장수목장의 수의사와 관리사들은 24시간 CCTV로 메니피를 관찰하고 있다. 건강상태를 고려해 메니피의 정액을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방안들도 언급되고 있다.

박상대 장수목장장은 “고령과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메니피의 정액을 냉동 상태로 영구 보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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