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B하나은행 모자를 쓰고 활짝 웃는 박성현/사진=KEB하나은행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스타 선수를 활용한 골프 마케팅 시장이 점차 확장하고 있다. 공식 상금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훨씬 많은 장외 수입을 올린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스타 마케팅으로 크게 성장하는 기업체도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배(상금)보다 배꼽(장외 수입)이 더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미국에 타이거 우즈(42ㆍ미국)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미국 무대로 뛰어든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이 대표 주자다. 그는 작년 한국에서 7승을 거둬 13억3,0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짬짬이 출전한 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는 9억원 가까이 챙겼다.

▲ 2016년 골프 선수 장외 수입 톱5, 자료=미국 골프다이제스트.

◇대회 상금보다 많은 장외수입

올 시즌은 아직 출전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상금 총액 못지않은 돈을 이미 확보했다. 박성현은 지난 달 16일 KEB하나은행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하면서 모자 정면에 'KEB Hana bank' 로고를 다는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포함해 연간 약 2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의류 브랜드 빈폴과 LG전자는 박성현이 입는 셔츠 왼쪽 가슴과 오른쪽 가슴에 로고를 넣는 대가로 각각 연간 3억원씩 지불한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또 고진모터스로부터 1억원의 아우디 Q7 승용차를 제공받고 대한항공은 프레스티지 항공권을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테일러메이드 클럽과 나이키 신발 역시 별도의 계약금을 받고 사용한다. 입고 걸치고 사용하는 물건 하나 하나를 돈을 받고 쓴다는 뜻으로 이 모두를 합한 장외 수입은 지난해는 물론 올해 벌어들일 상금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외 수입은 곧 슈퍼스타들의 특권으로 인식된다. 인기와 지명도는 곧 돈으로 환산된다. 심지어 은퇴를 하더라고 없어지지 않는다. 우즈는 지난해 부상 여파 등으로 히어로 월드 챌린지 단 한 대회에만 나서 코스에서는 10만7,000달러(1억2,000만원)를 버는 데 그쳤으나 코스 밖에서 3,450만 달러(390억2,000만원)를 챙겼다.

◇후원 로고 위치에 숨은 비밀

골프 선수들의 후원 금액 기준은 노출 빈도가 높은 로고 위치에 따라 정해진다. 박성현처럼 메인 후원사의 로고는 대개 모자 정면이나 왼쪽 가슴에 붙어 있다. 모자 정면은 얼굴 바로 위에 있어 브랜드 노출효과가 가장 크다. 다음으로 주목 받는 곳은 왼쪽 가슴 부분이다.

마케팅 리서치그룹 레퓨컴이 스윙 동작 시 브랜드 노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노출의 정도는 모자 정면(24.5%), 왼쪽 가슴(21.4%), 왼쪽 소매(18.2%), 오른쪽 소매(11.2%), 캐디백(10%), 모자 왼쪽(8.1%), 모자 뒤쪽(6.6%) 순으로 높았다.

업계 관계자들이 어떤 기준에 의해 후원 선수를 결정하는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핵심은 실력과 성장 가능성이다. 캘러웨이골프 관계자는 “후원 선수를 결정하는 데는 스타성도 스타성이지만 실력이나 미래 가능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결국은 상호 필요에 의한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의 산물이다. 선수는 든든한 후원사의 지원으로 활동비를 줄임과 동시에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후원사 역시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선수를 통해 매출과 주가를 높일 수 있으며 이미지 제고에도 상당한 효과를 본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뜨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는 조던 스피스(24ㆍ미국)를 앞세워 나이키를 맹추격 중이다. 2015년 스피스의 잇따른 우승으로 그의 셔츠와 팬츠 완판에 성공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그 해 4월 스피스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하자 언더아머는 뉴욕 증시에서 전일보다 1.36% 오른 85달러(9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정재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