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국내 유통기업들이 제 4차 산업혁명에 눈을 뜨고 있다. 내수 중심의 산업으로 분류됐던 유통업도 이제 글로벌 경쟁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이미 최첨단 기법들을 활용한 플랫폼으로 국가별 진입장벽을 가볍게 넘나들며 전 세계 소비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각 사 제공

국내 유통기업들도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활용 기술을 한층 끌어올려 시대 흐름에 맞는 ‘변신’ 꾀한다는 방침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전 세계 이용자들의 소비성향 등 빅데이터를 선점,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맞춤형 소비시장 공략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유통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요성만 인지했을 뿐 기술 접목엔 아직 소극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유통산업은 상당히 많은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직면해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고, 그만큼 4차 산업혁명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또 저출산, 고령화 추세의 인구구조 변화도 가속화 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소비자 수요변화에 맞춘 유통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의 유통산업 접목시켜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유통기업 중 가장 선두에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는지 여부가 30년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메가트렌드에 철저하게 대비해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2014년부터 옴니채널 도입에 대한 준비기간을 가졌다. 2015년 스마트쇼핑, 모바일 쿠폰 등을 선보였고, 2016년엔 유통현장에 차세대 기술을 적용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서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아도 입었을 때의 모습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3D 발 측정기, QR코드로 카트 없이 장을 보는 스마트카드 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또 롯데는 지난해 말 한국IBM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 '왓슨' 솔루션을 도입했다. 올해는 IBM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진보된 쇼핑 도우미 서비스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현대백화점이 더현대닷컴을 통해 선보인 VR(가상현실)백화점, /더현대닷컴 앱 캡처

현대백화점은 VR(가상현실)백화점을 '더현대닷컴'을 통해 선보였다.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과 진열된 상품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듯 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노비스·나이키·아디다스 매장은 모바일앱과 VR기기를 통해 360도로 살펴 볼 수 있고, 선호하는 제품에는 관련 정보가 뜬다. 이외에도 IOT사물인터넷, 스마트파인더를 도입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해 올 연말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신세계 전점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주차 정산, 사은 행사, 푸드코트 음식 주문, 개인정보 입력까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서비스 혁신을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앱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상품정보, 스캔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본점인 이마트 성수점에서는 지오펜스, 비콘 서비스 등의 시범서비스를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범정부적인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우리 정부도 '유통산업 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고 지원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중 4차 산업 신기술 업체간 융합 협의체를 가동할 예정이며, 유통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기술개발 등에 1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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